
실존적 위기에 직면해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이 전례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 체험을 삶 속에서 실천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0월 31일 대구가톨릭대학교 가톨릭사상연구소와 한국가톨릭신학학회가 공동 개최한 학술 발표회 ‘동행: 전례와 청년’에서다.
대구 남산동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 대강당에서 열린 학술 발표회에는 대구가톨릭대 교수 소형섭(아우구스티노) 신부가 ‘오도 카젤의 신비 신학을 통한 청년들의 하느님 체험과 공동체 형성 연구’를 주제로, 수원교구 사목연구소장 박상일(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청년과 전례: 은총의 수용과 응답’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논평은 수원가톨릭대 교수 김혜종(요한 세례자) 신부와 대구가톨릭대 교수 조성문(마르티노) 신부가 맡았다.

소형섭 신부는 청년들이 개인주의와 세속화 속에서 자신을 인정하고 북돋아 줄 참된 영적 조력자, 그리고 공감과 위로의 공동체를 여전히 목말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20세기 전례 쇄신 운동의 중심에 섰던 독일 베네딕도회 오도 카젤 신부(Odo Casel·1886~1948)의 ‘신비(μυστήριο) 신학’을 청년 문제 해결의 한 방편으로 소개했다.
‘그리스도의 강생과 파스카 사건을 통해 역사 속에 드러난 하느님의 신비가 교회의 전례 안에서 성사적으로 현재화된다’는 카젤 신부의 신비 신학을 청년 사목에 적용하기 위해 소 신부는 ▲전례 안에서 현존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깊은 체험 ▲그리스도 신비체 개념의 회복 ▲자신의 충만함으로 다른 이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사랑의 상호 증여’를 통한 공동체 형성을 실천적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소 신부는 “결국 청년들은 그리스도 신비 거행 안에서 힘을 얻어 공동체와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힘들고 지칠 때, 위로와 화해가 필요할 때, 교회가 언제든 그들 곁에 있어 줘야 하고, 이것이 현대 젊은이들에게 교회와 전례가 제공해야 할 본질적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일 신부는 청년의 요구와 흥미에 맞춰 전례의 형식과 활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자칫 청년들만의 기준에 몰두하는 ‘자기참조적(Autoreferenzialità)’ 신앙과 예배로 왜곡될 위험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발표를 시작했다.
박 신부는 “전례를 청년 세대의 감각과 취향에 맞춰 조정하려는 시도는, 비록 선한 목적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전례를 특정 세대의 소유물로 오해하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청년 모임 기획 때 ‘어떻게 하면 서로 더 친해지고 계속 나오게 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고민한다면, 흥미가 사라질 때 공동체는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청년들이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와 결합되고 말씀과 사랑의 실천 안에서 서로에게 결합될 때, 공동체는 은총의 열매가 된다”고 말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