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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평단협 “환대는 시노드 교회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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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이하 한국평단협)는 11월 8일 제59회 평신도 주일을 맞아 ‘환대, 함께 걷는 교회의 시작 - 2027 서울 WYD를 함께 준비하며’ 제목의 강론 자료를 발표했다.

한국평단협은 강론 자료를 통해 “환대는 시노드 교회의 출발점이자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가 간직해야 할 마음가짐”이라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걷는 교회로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한국평단협은 서울 WYD를 앞두고 “청년과 장년과 노년, 평신도와 수도자와 성직자가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각자의 몫과 책임을 나누며 함께 준비할 때 비로소 우리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다”며 “그 과정 자체가 시노드 교회를 살아가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이야기를 통해 시노드 교회와 서울 WYD 준비, 그리고 환대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초대했다. 한국평단협은 “환대는 낯선 이에게 잠자리와 음식을 내어주는 친절만을 뜻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시간과 마음 안에 다른 이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노드 교회로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경험과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길을 걷는 것”이라면서 “환대는 환대받는 사람만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환대하는 사람의 마음과 삶도 변화시킨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국평단협은 서울 WYD를 준비하며 “‘무엇을 얼마나 할 것인가’만이 아니라 ‘어떤 교회가 될 것인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교회, 먼저 듣고 함께 길을 찾는 교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우리 각자가 한 사람에게 마음의 자리를 내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강론 전문.


환대, 함께 걷는 교회의 시작

2027 서울 WYD를 함께 준비하며 -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어느새 2026년도 끝을 향해 가고, 전례력으로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에 우리는 제59회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였습니다. 평신도 주일은 단순히 교회 안에서 평신도가 더 많은 봉사를 하자고 결심하는 날이 아닙니다. 평신도 주일은 세례로 하느님의 백성이 된 우리가 저마다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살아가도록 부르심을 받았음을 되새기는 날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께로 부르시는 동시에, 서로에게 다가가 함께 길을 걸으며 세상 안에서 복음의 기쁨을 드러내도록 부르십니다. 그러므로 오늘만큼은 내가 교회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넘어, 하느님께서 우리 교회를 어디로 이끌고 계시는지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몫은 무엇인지도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이러한 부르심을 구체적으로 살아갈 소중한 기회가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2027년 여름, 서울에서 세계청년대회(WYD)가 열립니다. 이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우리 곁을 찾아올 것입니다. 비그리스도교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적지 않은 도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의 젊은이들을 우리 곁으로 초대할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한 은총이기도 합니다. 평신도의 믿음에서부터 출발해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한국 교회의 신앙과 오랜 문화, 그리고 그 안에서 맺어온 열매를 나누며 보편 교회의 풍요로움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황님과 함께 신앙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신앙 안에서 삶을 비추는 빛을 찾는 자리입니다. 이 대회는 몇몇 담당자의 노력만으로 준비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닙니다. 또한 누군가 계획하고, 다른 사람들은 맡겨진 일만을 수행하기만 하는 행사도 아닙니다. 청년과 장년과 노년, 평신도와 수도자와 성직자가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각자의 몫과 책임을 나누며 함께 준비할 때 비로소 우리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자체가 시노드 교회를 살아가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시노드 교회는 ‘함께 걷는 교회’입니다. 성령 안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주님의 뜻을 함께 찾으며, 세상 안에서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교회입니다. 이 여정에서 우리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태도는 ‘환대’입니다. 환대는 낯선 이에게 잠자리와 음식을 내어주는 친절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시간과 마음 안에 다른 이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일입니다. 환대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 주는 이야기가 루카 복음에 나옵니다. 바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이야기입니다. 복음에서 두 제자는 예수님의 죽음 뒤 희망을 잃고 예루살렘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가가 함께 걸으셨지만, 제자들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갑자기 다가와 말을 걸고 자신들의 일에 끼어든 낯선 이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두 제자는 그분을 멀리하지 않았고 곁을 내어 드리며 함께 길을 걸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곧바로 그들을 가르치거나 나무라지 않으셨습니다. 먼저 “무슨 일이냐?” 하고 물으시며 그들의 실망과 슬픔에 귀를 기울이셨습니다. 두 제자가 마음속 이야기를 모두 쏟아놓을 때까지 같은 걸음으로 곁을 지켜 주셨습니다. 그런 다음 성경 말씀을 풀어 주시며 그들이 겪은 일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날이 저물자 제자들은 여전히 낯선 동행자로 여겼던 예수님께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하고 청합니다. 함께 걷던 낯선 이를 자신들의 식탁으로 초대하고 벗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시자 마침내 제자들의 눈이 열렸고, 그들은 주님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방향을 돌려 예수님의 부활을 증거하고자 그들이 떠나온 예루살렘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이 복음 말씀은 우리에게 환대가 한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일깨워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실망한 제자들의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셨고, 제자들은 낯선 동행자에게 자신들의 머물 자리와 식탁을 내어 드렸습니다. 서로에게 다가가고 서로의 곁을 내어주는 가운데 제자들의 눈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알아본 그들은 새로운 기쁨과 사명을 품고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엠마오의 여정은 우리가 시노드 교회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세계청년대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시노드 교회로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경험과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길을 걷는 것입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은 편안합니다. 그러나 거기에만 머문다면 우리는 주님께서 낯선 사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람과도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눌 때, 우리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배우고 그 만남 안에서 우리를 이끄시는 하느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곁을 내어줄 때 진정한 친교가 시작됩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친교를 이루어 갈 때, 우리는 그 가운데 함께 계시는 주님을 알아보게 됩니다. 이것이 복음의 사명을 살아가는 토대이며, 시노드 교회가 걸어야 할 길입니다. 따라서 환대는 시노드 교회의 출발점이자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가 간직해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우리는 세계의 젊은이들을 맞이하면서 우리의 시간과 마음을 선물로 내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낯선 이를 맞아들이는 동안 우리도 소중한 선물을 받게 될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청년들을 통해 신앙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오늘날 청년들이 품은 질문을 들으며, 익숙함에서 벗어나 감사함으로 가득 찬 신앙의 활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환대는 환대받는 사람만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환대하는 사람의 마음과 삶도 변화시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요? 거창한 일부터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홈스테이를 생각하는 가정이라면 가족끼리 기대와 걱정을 솔직하게 나누고 서로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본당에서는 정해진 일을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고, 함께 기도하며 청년과 어르신을 비롯한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고루 들어 볼 수 있습니다. 지역 사회와 이웃에게 협력을 청할 때에도 행사의 중요성만 설명하기보다 그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걱정하는지 먼저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은 만남들이 쌓일 때 우리는 단지 큰 행사를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함께 걷는 교회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다른 세대의 경험을 존중하며,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끝까지 들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교회에서 멀어진 이들이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두는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며 우리가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무엇을 얼마나 할 것인가’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떤 교회가 될 것인가’를 함께 물어야 합니다. 서로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교회, 먼저 듣고 함께 길을 찾는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럴 때 청년들이 머물 자리가 생기고, 잠시 교회를 떠났던 이들이 돌아올 자리도 마련될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도 그런 우리 가운데 살아 계시는 복음의 힘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 우리 각자가 한 사람에게 마음의 자리를 내어주면 좋겠습니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미처 듣지 못했던 가족의 이야기, 교회 안에서 쉽게 지나쳤던 청년의 질문,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멀리했던 이웃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 봅시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서로에게 다가가 함께 걷는 그 길 위에 이미 와 계십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하고 말하며 마음과 삶의 자리를 내어 드릴 때, 주님께서는 우리의 눈을 열어주시고 다시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길로 보내 주실 것입니다.   2026년 11월 8일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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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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