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노모와 70대 아들이 서로를 향한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장춘림(마리아, 93, 서울 서교동본당)씨는 만성신부전증으로 매주 세 차례 투석을 받아야 하는 아들이 눈에 밟힌다. 어머니보다 건강이 좋지 않은 아들 박흥현(72)씨는 자신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을 어머니가 걱정이다.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지만, 정작 자신의 몸 하나 돌보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모자(母子)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장씨는 노환으로 치매를 앓고 있다. 최근 들어 건망증이 부쩍 심해졌지만,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 영광송은 또렷하게 외울 만큼 신앙이 깊다. 신앙은 오랜 세월 장씨의 삶과 함께해왔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양쪽 무릎 수술로 거동이 불편해 건강보험공단 지원을 받아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들 박씨의 건강이 본격적으로 악화한 것은 9년 전쯤이다. 건설회사에 다니며 생활을 이어왔지만, 30년 전 당뇨를 앓은 뒤 건강이 지속적으로 나빠졌다. 이후 만성신부전증까지 앓게 됐고, 시력을 잃어 1급 시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잦은 투석으로 3개월마다 혈관 확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
모자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 등을 합쳐 매달 약 140만 원으로 생활하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다. 집 보증금 8000만 원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의 지원으로 겨우 마련했지만, 내년 3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다시 어디로 이사해야 할지 막막하다.
매달 월세와 공과금으로 20만 원, 병원비와 약값 등으로 10여만 원이 나간다. 반찬은 사 먹거나 성당의 도움으로 마련하고 있다. 장씨는 치아가 대부분 빠져 치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큰 비용이 들까 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아들 박씨 역시 과거 눈 수술을 받으며 지인에게 빌린 400만 원을 아직 갚지 못해 마음의 짐을 안고 있다.
세월은 속절없이 흐르지만, 모자는 누가 먼저 주님의 곁으로 떠날지, 남겨진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지 알 수 없다. 장례비 걱정까지 더해진다.
박씨는 “아들이 저 하나라, 마음 같아선 효를 다하고 싶은데 제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해 마음이 무척 아프다”고 말했다. 박씨는 한때 가정을 이루고 자녀 둘을 뒀지만, 40년 전 이혼한 뒤 자녀들과 왕래가 뜸해졌다. 첫째 아들과는 연락이 끊기다시피 했고, 40대인 둘째 딸도 우울증과 신경병을 앓고 있어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씨는 “주변에 고마운 분들이 많았다”면서도 “도와주신 마음을 생각해 빚은 꼭 갚고 싶다”고 전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 김장훈 알로이시오 / 서울대교구 서교동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부회장
“저희 본당 빈첸시오회 설립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장춘림 자매님과의 인연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방문 때마다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마음을 무겁게 누릅니다. 이 가정에 주님의 사랑과 축복이 넘쳐흐르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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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춘림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8일부터 1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