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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씨가 집에 온 날 가족들이 함께 기도를 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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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숙현(데레사, 45, 광주 진월동본당)씨는 8년째 힘겹게 암과 싸우고 있다.
2000년 유방암이 발견돼 곧 수술을 받았지만 완쾌된 줄만 알았던 암이 3년 뒤 재발해 양씨를 괴롭혔다. 방사선과 항암 치료가 시작됐고 양씨는 지칠대로 지쳐갔다.
겨우 힘든 치료를 마쳤지만 암은 끝내 양씨를 놓아주지 않았다. 잠잠했던 암 세포는 어느 순간 임파선과 갑상선까지 파고 들었다. 2007년 12월 양씨는 다시 항암 치료를 시작해야 했다.
그래도 양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헌신적으로 자신을 돌봐주는 남편(나명철, 시몬, 48)과 반듯하게 자라주는 두 아들, 도하(그레고리오, 18)와 영욱(레미지오, 16)이 때문이다.
남편 나씨는 아내 돌보랴 회사일 하랴 아이들 챙기랴 1인 3역을 해내고 있다. 사업 실패 후 집을 팔아 빚을 갚고 조그만 사진관을 운영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최근 문을 닫았다.
나씨는 아내가 완쾌될 수 있도록 병간호에만 매달리고 싶었지만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 했기에 보험회사 영업직원으로 취직했다. 틈틈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내를 돌볼 수 있어 택한 직업이었다.
양씨는 늘 뜨근뜨근한 밥을 싸들고 오는 남편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한없이 고마울 따름이다. 한 마디 불평과 짜증 없이 늘 하느님께서 다 낫게 해주실 것이라고 용기를 주는 남편이다.
한 달에 한두 번 집에 들르는 양씨는 볼 때마다 의젓해지는 두 아들이 대견하다. 어렸을 적부터 아픈 엄마만 봐 온 아이들이었지만 그늘 없이 밝게 자라줬다. 아빠, 엄마보다 기도를 더 열심히 하는 두 아들은 사제성소의 꿈을 키우는 예비신학생이다.
양씨는 "남편과 두 아들 덕분에 꿋꿋하게 버틸 수 있다"며 "너무 고생만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끝을 흐렸다.
가뜩이나 어려운 양씨 가정에 입원비와 치료비, 약값은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다. 양씨는 자기 앞에서 내색은 않하지만 돈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래도 신앙으로 똘똘 뭉친 양씨 가정은 소문난 성가정이다.
본당 신자들은 "남편이 사업 실패하고 아내가 암에 걸렸다면 불행하고 우울할 것 같은데 이 가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서로 기도해주고 사랑하며 사는 모습이 감동적이다"고 입을 모은다.
남편 나씨는 "본당 신자들이 매주 우리 가정을 위해 미사를 봉헌해주고 기도를 해줘 감사하다"며 "아내가 꼭 나아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보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