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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피해자를 만나 직접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법적 절차로 생긴다면….
전국 교구 사회교정사목 담당 사제와 실무자 11명은 4월 10~21일 `회복적 사법제도`를 시행하는 호주,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여자 교도소 등 6개 교정시설을 견학, 방문했다.
`회복적 사법제도`(restorative justice)는 범죄자와 피해자 간 자발적 대화를 통해 화해를 이루는 갈등 해결 절차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의 사법절차에서 유래해 1970년대 뉴질랜드와 호주를 중심으로 발전한 이 제도는 유럽과 북미 등 10개 국으로 퍼져 범죄를 예방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범죄를 처벌과 응보가 따르는 법규위반이 아닌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치유와 용서의 개념으로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시행하고 있는 가족집단회합(Family Group Conference)은 회복적 사법제도의 정의를 실제적으로 적용한 프로그램이다. 범죄자가 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는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피해자는 정신적 피해를 회복하고 가해자는 반성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영우(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신부는 "호주의 교정국에는 회복적 사법제도의 담당 부서가 따로 구성돼 있고 최근 5년 동안 700건의 문의가 들어오는 등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잘 알려져 있고, 화해를 위한 절차가 체계화돼 있다"면서, "범죄자를 처벌받을 대상이 아닌 치료받아야 할 사람으로 보는 인식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박병식(유스티노, 동국대 법대) 교수는 "우리 한민족 정서에는 용서와 화해를 추구하는 고유한 심성이 녹아있다"면서 "현대 한국 현실에 맞게 회복적 사법제도를 도입한다면 범죄자와 피해자 간 갈등을 푸는 것은 물론 범죄에 대한 지역사회의 책임의식이 높아지고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현재 유럽과 북미에서는 화해 프로그램(Victim Offender Reconcili
ation Program)을 실시, 피해자 98와 가해자 91가 재참가 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우리나라에는 2003년부터 설립된 50여 개의 민간단체 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피해자와 범죄자 간 화해를 중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