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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출근 전 매일 뽀뽀를 해주겠습니다!" "와~."
"아내와 쇼핑을 함께하고 아이들과 한 시간씩 놀아주겠습니다." "정말이죠?"
3일 제주 중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다문화가정 아버지학교 수료미사`에서 이주여성들을 아내로 둔 남편들의 우렁찬 다짐에 아내와 가족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남편들은 힘찬 다짐에 이어 아내와 아이들의 발을 직접 씻겨주며 `좋은 남편, 자상한 아버지`가 될 것을 약속했다. 아내들은 확 달라진 남편 모습에 감동을 받아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며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문화가정 아버지학교는 제주교구 이주사목위원회 부설 제주외국인쉼터(공동대표 임문철 신부, 김민호 교수)가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을 받아 6월 29일부터 매주 일요일 6주간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특별히 결혼이민자가정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했다.
제주지역은 부부 10쌍 중 1쌍이 국제결혼한 부부일 정도로 국제결혼이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그만큼 이혼율도 높다. 최근 몇 년간 제주지역 전체 이혼율은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국제결혼한 부부들 이혼은 매년 늘어 제주도 이혼의 5를 차지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교구가 다문화가정 아버지학교를 통해 이주민사목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또 그동안 결혼이민자가정 프로그램이 대부분 이주여성들이 대상이었지만 다문화가정 아버지학교는 `남편과 아버지`가 교육 대상이라는 점에서 발상의 전환인 셈이다.

▲ 다문화 가정 아버지학교 수료식에서 한 참가자가 아내 발을 씻어주고 있다. [오상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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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을 아내로 둔 남편들은 프로그램을 참가하면서 난생처음 아내에게 편지를 써보기도 하고 설거지 등 집안 일을 도왔다며 가족들과 부쩍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고광식(38)씨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남편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하며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자리여서 좋았다"며 "나부터 먼저 아내를 이해하고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내들은 "남편이 사랑표현도 자주 해주고 내 눈을 보고 내 말을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환하게 웃었다.
임문철 신부는 "아버지들이 매주 일요일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는 것이 힘들었을텐데 이렇게 수료식을 갖게 돼 기쁘다"며 "아버지학교가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아버지학교를 수료한 아버지는 13명이다. 아버지학교 프로그램은 아버지학교를 운영하는 가정사도직부서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제주외국인쉼터는 앞으로 수료자들 모임을 정례화하며 다문화가정 아버지학교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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