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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잎으로 예쁘게 물들이는 거야." 은빛 선생님 이정숙씨가 전통놀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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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언북초등학교 1, 2학년 `방과 후 교실`. 은빛 선생님 이정숙(가타리나, 62)씨가 진행하는 꽃잎과 나뭇잎으로 손수건을 물들이는 전통놀이 수업이 한창이다.
"선생님 제 손수건 좀 봐주세요." 꽃잎으로 예쁘게 물들인 손수건을 자랑하는 어린이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진다. 이씨는 어린이들이 내민 손수건을 일일이 살펴보며 "잘 했다"고 어린이들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씨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가정노인종합복지관(관장 정인순 수녀)이 운영하는 `은빛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
복지관은 `방과 후 교실`의 교사 충원과 노인 역량 강화를 위해 어르신 보조교사를 파견하는 `은빛 선생님`을 2007년 3월부터 사회복지회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은빛 선생님`으로 활동하려면 총 15시간의 아동아카데미 아동지도사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은빛 선생님이라고 해서 흰머리에 한복을 곱게 입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파란 셔츠에 흰 바지, 검게 물들인 머리까지 아이들에게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요즘 말로 젊은 언니, 오빠다. 심지어 아이들과 더 친해지기 위해 캐릭터 분장을 할 정도로 어르신들이 쏟는 정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은빛 선생님의 가장 큰 역할은 담당교사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부분을 도와주고 전통놀이, 한자수업 등 어르신 개성에 맞는 특화 수업을 진행하는 일이다.
3년째 은빛 선생님으로 활동하는 이씨는 "아이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옛 전통을 가르치고자 노력한다"며 "잘못은 따끔하게 야단치고 사랑으로 감싸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복지관 이효진 사회복지사는 "악기, 그림, 한자교육 등 특화교육이 가능한 60살 이상 어르신들이 교육을 받고 보조교사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학부모들도 좋아한다"며 "전직 교사 등 다양한 인생경험을 가진 어르신들이 아이들을 지도하는 `은빛 선생님` 프로그램이 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은빛 선생님은 총 25명으로, 방과 후 교실, 종합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타에서 보조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시행하는 어르신 직업프로그램 중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대내외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백영민 기자 heel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