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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목]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12일 2009 정의평화 세미나 열어

다른 목소리와 소통하려는 태도가 민주주의 기본... 법치국가의 법은 시민 자유와 권리 보장하는 장치... ''인권과 정의'' 짓밟는 공권력은 또 다른 폭력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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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선과 공권력에 관한 정의평화 세미나에서 이강서(왼쪽) 신부가 참석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신부, 오경환 신부, 하태훈 고려대 교수.
 

   최근 `공권력 과잉` 논란이 거세다. 서울 용산4구역 재개발 참사, 서울광장 집회 허용 문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표적수사 논란, 다시 고개를 드는 사형존치론 등이 사회적 현안이 되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기산 주교)는 12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2009 정의평화 세미나를 통해 `가난한 이들의 인권과 한국의 법치주의-공동선과 공권력`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공동선과 공권력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한국 법치주의 현실은 어떠한지, 가난한 이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찾아보는 자리였다.


 하태훈(51) 고려대 법대ㆍ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형사법)는 `법에서 규정하는 공권력의 사명과 현실`에 대해 짚었다. 하 교수는 "공권력의 정당성은 국민의 의사이고, 국민에 의해 지지되고 승인될 때만 정당성을 갖는다"며 "질서와 안정, 자유와 정의라는 법의 두 날개 중 공공 이익과 안전이란 명목으로 개인 인권과 정의가 짓밟히는 상황이 발생하면 공권력은 또 다른 폭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이념과 목소리를 관용하고 대화 상대방으로 여겨 소통하려는 태도가 민주주의 정치의 기본이다"며 "다른 목소리를 `국론 분열`, 혹은 `사회혼란세력`으로 낙인 찍어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확립을 명분으로 눌러버린다면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갈등만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교수는 따라서 "법치국가에서 법은 통제와 억압의 도구가 아니라 시민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장치다"며 "법질서 확립은 사회 전체 질서와 안정을 목표로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 존엄과 가치 실현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경환(인천가톨릭대 명예교수) 신부는 `가톨릭 사회교리에서 말하는 공동선`에 대해 설명했다.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 속하는 공동선 요소들을 가톨릭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에 비춰 조명한 뒤 "가톨릭 사회교리는 절제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사회복지 국가를 지향하고 추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현실은 가톨릭 사회교리가 말하는 공동선과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극심하게 상치한다고 판단할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회교리가 말하는 공동선이 충분히 실현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승인한 것과 관련, "가정과 혼인, 생명 등에 관해 사회교리가 말하는 공동선은 우리나라의 그와 관련된 법규들과 가장 많이 상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는 가톨릭 사회교리 사상과 원리에 한 번도 부합하지 않았으며, 사회적 다원화가 진행되면서 가톨릭 사회교리에서 말하는 공동선과의 괴리는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강서(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신부는 「간추린 사회교리」를 토대로 용산 참사를 성찰하며 `가난한 이들의 인권과 공권력` 문제를 부각시켰다.

 이 신부는 특히 "빈민사목위원회는 용산참사에서 국가 주택정책과 재개발 정책이 얼마나 비틀려 있고 왜곡돼 있는지 알게 됐고, 공공 질서와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도록 물리력을 갖춘 공권력이 상식과 윤리적 기준을 상실했을 때 어떻게까지 폭력 수위가 올라갈 수 있는지 생생한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신부는 또 "공권력을 행사할 때는 최소한 범위 내에서 평등주의에 입각해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원칙인데, 용산에서는 이런 기본적 원칙과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신부는 이어 "우리는 정의와 사랑, 평화라는 가치보다도 재화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이제는 가난한 사람들을 망루에 몰아넣는 무자비한 재개발 사업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최기산 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세미나를 통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규정이 무시당하지 않고 모든 국민이 참으로 존중받는 사랑과 연대의 사회를 이뤄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며 "이웃에 대한 존중과 공동체 지향 정신이 살아 있고 인간 존엄성이 실현되는 사회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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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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