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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종씨와 부인 김선숙씨가 중국식 탕수육 요리를 내보이고 있다.
이승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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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경안동주민센터 뒤쪽 지하에 `仙民`(선민)이라는 중국식 퓨전 음식점을 낸 박철종(48)씨와 아내 김순선(41)씨. 음식점을 연 지 보름 남짓한 이들 부부에게 기쁨과희망은행(은행장 이영우 신부)은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기쁨과희망은행이 없었으면 우리가 어떻게 이 가게를 낼 수 있었겠습니까. 기쁨과희망은행은 저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 고마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박철종씨는 뜻하지 않은 과실로 수형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6월 말 출소한 출소자다. 집에 돌아와 보니 빚만 산더미 같이 쌓여 있었다.
"일반인들은 신호위반을 하면 딱지를 떼는 것으로 그치지만 `전과`라는 이름이 붙으면 처벌이 가중되기 십상이어서 힘듭니다."
자기 사업을 하지 않고서는 출소자가 마음 편히 일할 곳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음식점이었다. 중국인인 아내는 요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었을 뿐 아니라 전에도 `선민`이란 이름으로 중국 식당을 운영한 경험이 있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지난해 출소할 때에 가지고 나왔던 신문 쪽지가 생각났다. 출소자와 살해피해자 가족을 위한 무담보 대출은행 기쁨과희망은행이 출범한다는 기사가 실린 쪽지였다. 수소문해서 기쁨과희망은행과 연락이 닿았고, 지난 4월 2주간 창업교육을 받고 창업지원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1000만 원 대출로만 알았던 박씨는 자신에게는 2000만 원까지 대출이 되는 것을 알고는 더 힘이 났다. 그렇지만 보증금 1000만 원에, 식재료 값 1000만 원을 들이고 나니 그것으로 끝이었다.
"다행히 제가 모아 둔 돈 몇 백만원이 있었고 신용불량자가 아니어서 은행에서 1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때 개인전을 열었을 정도로 미술에 조예가 있었던 박씨는 실내 인테리어도 거의 전부 혼자 힘으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6월 13일 문을 열었다.
손님이 없어도 새벽 1시까지 문을 열어놓고 손님이 있으면 새벽 2~3시가 넘어야 문을 닫고 집이 있는 용인까지 내려갔다가 이튿날 오전에 다시 올라와야 하는 고달픈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도 `내 가게가 있다`고 생각하면 힘이 솟고 뿌듯해진다.
개업 후 며칠간 밤에 잠이 오질 않고 눈물만 쏟았다는 부인 김순선씨와 박씨는 "열심히 살아 꼭 일어서서 우리도 다른 이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