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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구하려는 진료보다 제도가 우선?

''의학적 임의비급여 안 된다''는 법원 판결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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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비급여 무조건 금지는 환자의 선택권 박탈
제도, 현실따라가지 못해…모든 피해 환자 몫


   # 사례 =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김 아무개씨는 2006년 1월 통상적 수준의 치료로는 회생이 불가능한 정도로 악화됐으나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의료진은 항암제인 `글리벡`으로 치료를 해 병세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해 12월 병원 측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민건강보험법 규정에 없는 약을 처방했다`는 이유로 환자에게 청구한 치료비를 환불하고 과징금을 내라는 처분을 받았다.
 당시 주치의 조석구 교수는 "과징금 처방을 받고 글리벡 치료를 중단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할 수도 없는 처지에 놓였지만 환자 생명을 지키기 위해 치료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또 재발성 림프종 환자를 살리기 위해 한 번 주사에 2000만 원이 드는 신형 항암제 `제발린`을 제약사로부터 무상지원 받아 치료했다. 그런데 `제발린` 치료를 할 때 함께 투여해야 하는 `맙테라주`가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약제이기 때문에 환자 가족의 동의를 받아 약값 280만 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환자 측은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 환불 민원을 제기해 약값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았다.
 
 병원이 중증 환자 등을 치료할 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최신 의술`을 시행하면서 환자에게 치료비를 청구하는 `의학적 임의 비급여`는 불법이므로 의료비 환급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가톨릭대 성모병원이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임의비급여 진료비 환급처분 취소소송 판결에서, 서울행정법원은 `위독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라도 요양기관(병원)이 (건강보험법에서 정한) 급여기준을 벗어나는 치료를 한 뒤 보험공단에게 청구할 수 없는 비용을 환자 측에 부담시켜서는 안 된다`고 7월 23일 판시했다. 법원은 법이 마련한 기준을 넘어선 치료비를 환자가 부담토록 하는 것은 건강보험제도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여러 건의 임의비급여 관련 소송 가운데 첫 번째 판결이라는 점에서 서울대병원 등 여러 병원들이 관련된 유사한 다른 재판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원 판결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병원은 환자의 생명이 아무리 경각에 달려있어도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정한 기준을 넘어서는 진료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이번 판결에 따르면 `의학적 임의비급여`는 해서는 안 될 진료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번 판결의 부당함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6일 대법원장에게 전달한 호소문에서 "죽어가는 환자를 보고도 반드시 규정을 지켜 보험급여 기준 내에서만 치료하고 환자가 살든 죽든 최선을 다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의협은 또 "정부가 진료 기준을 정해 놓고 일률적으로 지키라는 것은 질병의 경중에 따라, 증상의 호전도에 따라 검사 횟수나 항생제 등의 처방이 달라질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붕어빵 진료`를 하라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의학적 임의비급여` 문제는 성모병원이 건강보험법에서 규정한 기준을 초과해 백혈병 환자들에게 약 처방이나 의료행위를 했다며 지난 2006년 12월 한국백혈병환우회가 병원을 상대로 진료비 부당청구 의혹을 제기해 불거졌다. 그러나 가대 서울성모병원 BMT센터 소장 민우성 교수는 "백혈병 환자들은 6개월 안에 죽느냐, 사느냐가 판가름 나는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의사 입장에서는 급여 기준에 벗어난다고 양심에 따라 치료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와 사회포럼`은 최근 성명을 내 "건강보험에서 규정하지 않는 치료법이라고 완전 차단하는 것은 환자의 선택권을 법이 막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로 2007년 7월 성모병원에서 치료 받던 백혈병 환자들 상당수가 "내 돈 내고 진료를 받을 테니 정부는 관여 말라. 불법이라도 좋으니 최선의 진료를 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결국 의학적 임의비급여 문제는 제도가 현실을 따라오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정부가 임의비급여를 인정하지 않아 중증 환자들이 적정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 대세다. 서영호 기자 amo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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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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