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1일 홍천읍사무소에서 열린 `라파엘 클리닉` 이동진료소에 결혼이민자 여성과 가족들이 찾아와 무료 진료를 받고 있다.
|
"돈도 없고 건강보험증도 없어 병원에 갈 엄두를 못 냈는데 의사 선생님들이 무료로 진료를 해준다니 너무 고맙습니다."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정착한 지 2년이 안 된 필리핀 출신 니다(가명, 24)씨는 아직 국적이 없어 건강보험은 물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을 위한 의료보호 혜택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몸이 아파도 병원을 찾는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니다씨는 11일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사무소에서 열린 `라파엘 클리닉` 이동 진료소에서 무료 진료를 받고 환하게 웃었다.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치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전문의 등 의료진 40명으로 이뤄진 `라파엘 클리닉` 이동진료 봉사단은 이날 홍천군을 찾아 지역 내 결혼이주여성과 가족들, 이주노동자 155명에게 `사랑의 인술`을 펼쳤다.
고랭지 배추 수확시기가 겹쳐 일을 하러 간 이주노동자들이 진료를 받으러 오지 못해 예상보다 환자 수가 적었지만 환자들 대부분이 다양한 질병으로 여러 진료과를 돌며 치료를 받아 의료진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진료 순서를 기다리던 결혼이주여성들은 자국말로 안부를 물으며 웃음꽃을 피웠고, `선배` 이주여성들은 한국말에 서툰 `후배`들이 진찰을 받을 때 통역을 돕기도 했다. 이날 진료를 받은 결혼이주민과 가족들은 "서울에서 온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치료해 주고 약도 무료로 지어줘 고맙고 감동했다"고 입을 모았다.
1997년부터 주일마다 서울 혜화동과 동두천에서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무료진료소를 열고 있는 `라파엘 클리닉`이 지방의 다문화가정 및 이주노동자들을 찾아가 이동진료를 펼친 것은 지난 7월 춘천에 이어 두 번째. 라파엘 클리닉은 진료 결과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할 경우 수술비를 무료로 지원할 계획이다.
라파엘 클리닉 후원회장 이근식(베드로, 내과) 원장은 "많은 다문화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지역의료보험료도 제대로 내지 못해 의료혜택에서 소외돼 있다"며 "지속적으로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이동클리닉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서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