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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평화방송 `내가 만드는 평화를 빕니다` 일일 DJ 이향숙씨가 자신이 준비해온 원고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은 지병선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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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테! 오늘 진행을 맡은 조치원본당의 이향숙 베로니카입니다. `나마스테`라는 인사말은 내 안에 있는 신이 당신 안에 있는 신께 인사한다는 뜻으로…."
12월 20일, 대전 중구 대흥동에 있는 대전평화방송(PBC) 스튜디오. 인기 지역 프로그램 `평화를 빕니다`(월~토 오전 11시 5분) 일일 DJ 이향숙(56)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뗐다.
매주 수요일 프로그램은 `내가 만드는 평화를 빕니다`는 타이틀로 청취자가 진행한다. 이씨는 방송 경험은커녕 청중 앞에 서본 일이라고는 본당 성가대 공연이 전부다. 그는 "호기심에 신청했는데, 정말 진행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마이크 앞에 앉으니 긴장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병선(요셉) 프로듀서의 사인이 떨어지자 직접 써온 원고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해 수억 빚을 지고, 외조카를 사고로 잃은 일을 담담히 털어놓았다. 그는 "한동안 고통을 겪는 동생 내외와 함께 기도하고 울 수밖에 없었지만, 어느 순간 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문제가 하나씩 해결됐다"며 "주님께서 당신만 바라보고 있는 저를 보시고 도와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수 없이 방송을 마친 이씨는 "같은 어려움을 겪는 청취자들에게 내 경험이 위로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방송에 임했다"고 말했다.
방송은 청취자가 준비한 원고와 노래로 이뤄진다. `내가 만드는 평화를 빕니다`는 지난 4월 첫 전파를 탄 이래 50여 명의 일일 DJ를 배출(?)했다. 팔순 할머니의 인생 회고부터, 가족 여행에서의 하느님 체험 등 가지각색 이야기가 쏟아졌다. 9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은 한 신자의 방송은 청취자들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연출진은 방송 초반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일일 DJ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신청자가 쇄도하고 있다. 한 달 방송 분량까지 섭외가 끝난 상태다.
지 프로듀서는 "요즘 누구나 소통을 강조하지만, 정작 소통의 장은 찾기 어렵다"며 "청취자들의 소중한 경험을 나눔으로써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