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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식 토마스 아퀴나스(서울대교구 세검정본당)
성모님! 순결하신 어머니! 인자하신 어머니! 여리디여린 어머니!
어느 날 갑자기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성령으로 잉태하셨음을 알려줬을 때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아무런 생각이 안 나셨겠지요. 그냥 머릿속이 멍해지셨겠지요.
“내가 애를 배다니, 세상에 알려지면 돌팔매에 맞아 죽을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대답을 해야 하지?”하고 허둥대셨겠지요. 그러다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하고 대답하셨지요. 무섭고 놀랍고 당황스러워 어찌할 줄 몰라 하시다가 엉겁결에 대답하셨겠지요.
그런데 성모님! 가냘픈 우리 어머니! 대답 참 잘하셨습니다. 그때 그렇게 대답을 안 하시고 “나는 몰라요. 내가 아닙니다” 하셨더라면 우린 어찌 되었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입니다. 성모님의 그 짧은 대답 한 마디가 우리 인류를 구원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도 감사합니다. 더욱이 주님께서는 숨을 거두시기 직전에 성모님을 우리의 어머니로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엉겁결에 잉태하시고, 마구간에서 아들을 낳으시고, 멀리 피신했다 돌아와서는 갖은 모욕과 고통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두 손과 발 못 박혀 죽으시는 아들을 보시며 그 가슴 얼마나 쓰리고 아프고 고통스러웠습니까. 당신은 그 어려움을 다 이겨 내시고 우리 모두를 구원하신 성스러운 어머니이십니다.
오늘 당신의 그 거룩하고 성스러움을 기억하고 찬송하고 기리기 위해서 당신 앞에 이렇게 모였습니다. 하늘나라에서 내려다보시고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희의 기도가 다 이루어지도록 주님께 전구해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이 땅에 평화가 충만케 하여 주시고, 남과 북 칠천오백만 겨레가 오순도순 즐겁게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땅에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 억울한 옥살이 하는 이 없게 하여 주시고, 경제가 어려워 굶주리는 이 없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