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덕동본당, 1~3주 목요일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식사 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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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들이 12일 서울 공덕동성당에서 마련한 사랑의 음식 나눔에서 음식을 받아가고 있다.
이힘 기자 |
홀몸 어르신과 행려인, 노숙인들 사이에서 서울 공덕동본당(주임 이형재 신부)은 ‘고기 주는 성당’으로 유명하다.
본당이 20여 년째 매월 첫째~셋째 주 목요일 오후 4시 30분 1층 소성당에서 어려운 이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무료로 대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찬에는 언제나 쇠고기ㆍ돼지고기ㆍ닭고기가 번갈아 올라오고, 누구든 먹고 싶은 만큼 마음껏 배불리 먹을 수 있다. 필요하면 음식을 싸주기도 한다.
12일에는 ‘사랑의 음식 나눔’을 통해 어르신 70여 명이 식사하고 갔다. 평소엔 200여 명이 찾아와 성당 뒷골목까지 줄을 서야 할 정도였지만, 이날은 손님이 많지 않은 편이었다. 봉사자들은 음식을 넉넉히 준비한다. 배식에 앞서 몸이 아파 움직일 수 없는 영등포 쪽방촌 거주자들과 서울역 노숙인들에게도 음식을 배달해 주기 위해서다. 이날 메뉴는 쌀밥에 쇠고기뭇국과 돼지고기볶음, 시금치, 김치.
“노인들을 잘 대접해 드리니 우리 신부님 최고지요. 혼자 식사하면 밥맛도 없고 잘 안 차려 먹게 되는데 성당에서 친한 할머니들하고 같이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김요세피나, 78).
본당이 오랜 기간 꾸준히 봉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보다 사목자들의 관심과 배려 덕분이다. 이기양ㆍ김영관ㆍ이재을 신부 등 역대 주임 사제들은 월 1회 주일 미사 때 2차 헌금을 실시하고 성당 출입구에 모금함을 마련해 신자들의 자발적인 나눔을 유도해 왔다. 또 카페를 개설해 커피 판매 수익금 전액을 성금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지난해 9월에 부임한 이형재 신부는 매주 설거지를 하며 봉사에 직접 나서고 있다.
두 번째는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마무리한다는 점이다. 기도 덕분에 예수님의 사랑 실천에 더욱 기쁘게 나서고 있다는 것이 봉사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또한, 한 조에 10~15명씩 3개 조로 나뉘어 있어 월 1회 봉사하기에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있다.
박종철(베드로) 사회복지분과장은 “‘배고픈 이들에겐 밥이 곧 복음’이라는 주임 신부님 말씀에 따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가진 것을 나누는 공동체가 참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