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경축 감사 미사 봉헌한 예수회 기수현 신부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것은 능력에 따라 평화롭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평화로워야 남에게 평화를 줄 수 있습니다.”
서강대 교수로 오랫동안 학생들에게 영어영문학을 가르쳐온 예수회 기수현(다니엘 A.키스터) 신부가 사제 수품 50주년 금경축을 맞았다. 지난 8일 서울 백범로 서강대 예수회 공동체에서 회원들과 소박한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50년 사제 생활, 후회는 없습니다. 평화롭고 풍요로웠습니다.”
1936년 미국에서 태어난 기 신부는 고등학교 졸업 후 예수회에 입회했다. 1966년 사제품을 받고 미국 남가주대학에서 비교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74년 한국에 왔다. 27년간 서강대에서 교수로 생활했다. 고 장영희 교수가 그의 제자였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한국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학생들과의 가족적이고, 정다운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제자들의 시골집에도 같이 놀러 가고.(웃음)”
정지용의 시 ‘향수’를 가장 좋아하는 기 신부는 한국 문학에도 관심이 많아 정지용의 시 110여 편을 번역해 외국에 알렸다. 2001년 정년 퇴임 후에는 중국 사천성 사범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한국의 무속신앙에도 관심이 많아 샤머니즘 박물관에 고문으로 함께했다. 지금은 서강대 명예교수로, 예수회 공동체 원장을 지내며 피정 지도 및 영어 성경 나눔 모임을 이끌고 있다.
20여 년 전 학생들과 함께 심은 나무가 우거진 노고산에 자주 오르는 기 신부는 “20대보다는 30대, 30대보다는 40대, 40대보다는 50대가 더 행복하고 좋았다”면서 “여유 있고 평화로운 지금이 가장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인간다운 사제, 겸손한 사제로 남고 싶다”면서 “무엇보다 하느님과 가까운 사제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