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유아 동반 가족석’ 마련 영유아 신앙교육 힘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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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방동본당에 마련된 유아 동반 가족석에서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 
6월 26일, 서울 대방동성당(주임 주수욱 신부). 교중 미사가 시작되기 전 영유아 10여 명이 부모의 손을 잡고 성당으로 아장아장 걸어 들어온다. 아직 걷지 못해 부모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들도 있다. 미사가 시작됐지만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는 없다. 간혹 장난감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칭얼거리는 아기가 있었지만, 고개를 돌려 부모에게 눈치를 주는 신자는 없었다. 
대방동본당은 지난 5월부터 성당에 ‘유아 동반 가족석’을 마련하고, 영유아 부모들이 일반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도록 해 호응을 얻고 있다. 3층 성가대석 뒤쪽에 유리 벽으로 마련된 기존의 유아방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본당이 ‘유아 동반 가족석’을 마련한 것은 유아방에서 미사를 드리면 너무 정신이 없다는 이유로 성당에 발길을 끊은 젊은 신자들을 위해서다. ‘유아 동반 가족석’을 지정해 놓자, 유아방에 있던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성당으로 나왔고 주 신부는 미사 때마다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부모에게 눈치 주지 말고 환영해 주라고 당부했다. 
본당의 ‘가정에서의 신앙교육 특별위원회’ 안익장(바오로) 위원장은 “어려서부터의 신앙교육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아주 어린 아이들이라도 미사 전례에 참여하면서 신앙에 대한 중요성을 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 자녀를 둔 정선경(첼리나)씨는 “유아방에서 미사를 드리면 집중도가 떨어지고, 하느님께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졌는데 (유아 동반 가족석에서 미사를 드리니) 아이들도 미사 흐름과 분위기에 익숙해지면서 미사 전례에 잘 따라오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이어 정씨는 “본당 신자들이 아이들을 품어주고 배려해 주면 유아방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방동본당을 비롯해 서울대교구에는 유아들이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도록 배려하는 본당들이 있다. 면목동본당(주임 조재연 신부)은 ‘아기와 부모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 유아 신앙교실을 따로 운영한다. 또 최근 몇 개 본당들이 유아들에게 열려 있는 미사를 시도했지만 사목자가 바뀌면서 유지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 담당 박종수 신부는 “아이들을 유아방에 격리시키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어른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며 “아이들도 교회 공동체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미사에 참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