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자선·일치 위해 설립, 미국에 그리스도교 전파한 콜럼버스 이상 본받고자 명명, 전 세계 180만 명 회원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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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일 캐나다 토론토 국제총회에 참석한 유수일 주교(왼쪽 네 번째)와 이응석 신부를 비롯한 한국 대표단. |
중세 기사 정신과 수도회 정신을 결합하여 이루어진 특수한 교단(敎團)을 기사단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성전기사단, 구호기사단, 튜턴기사단’이다. 이들은 십자군 당시 이슬람 세력과 맞서 싸웠던 것으로 유명하다. 1080년 예루살렘에 설립돼 전성기를 누렸던 구호기사단은 이슬람 세력이 커지면서 로도스섬, 몰타섬으로 근거지를 옮겼고 현재는 ‘몰타기사단’으로 이름을 바꿔 로마에 본부를 두고 있다.
없어진 곳이 있는 반면 새로운 기사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콜럼버스기사단’(Knights of Columbus)이다. 다만 과거 기사단이 이교도와의 전투를 목적으로 했다면 이제는 자선(慈善)과 일치(一致)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콜럼버스기사단은 1882년 3월 29일 미국 코네티컷 주에서 만들어졌다. 설립자인 ‘마이클 J 맥기브니’ 신부와 평신도들은 미주 대륙을 발견하고 기독교를 신세계에 전파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이상을 본받고자 기사단 이름을 콜럼버스기사단으로 정했다. 134년이 지난 현재 콜럼버스 기사단은 미국과 필리핀, 멕시코, 폴란드, 한국 등 전 세계에 18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 신심 봉사단체가 됐다.
한국에는 2014년 7월 서울 용산 군종교구 국군 중앙성당에서 한국 내 첫 평의회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평의회’(담당 서상범 디도 신부/설립번호 16000번)가 설립됐고, 2015년 4월 ‘정하상 바오로 평의회’(담당 이응석 요셉 신부/설립번호 16178번)가 뒤를 이어 현재 한국에는 두 개의 평의회가 활동하고 있다. 현재 회원 수는 80여 명이다.
과거 주한미군과 군무원이 중심이 된 ‘케이싱’ 평의회가 한국 내 기사단 설립의 모태가 됐다. 지난해(2015년) 4월에는 콜럼버스기사단 세계대표 칼 A. 앤더슨 대기사가 한국을 찾아 한국 내 기사단 2곳을 공식 승인했고 6월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으로부터 평신도단체 활동 인가를 받았다.
콜럼버스기사단은 교황청 승인 단체로 지역 교회 별도의 인준 절차가 없어도 평의회를 설립할 수 있다. 하지만 본당 활동과 평의회 활동을 동시에 수행하고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도록 해 지역 교회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고 있다. 콜럼버스기사단이 추구하는 정신적 가치는 자선, 일치, 형제애, 애국심이다. 초기에는 회원 상호 간의 경제적 지원과 미국 내 반 가톨릭 이민 반대 활동을 벌였고 이후 교육, 자선, 사회복지, 전시구조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스페셜올림픽(장애인) 지원, 해비타트(무주택주민 집 지어주기 운동)와 같은 국제 자선 활동은 물론 지역농산물 구입하기, 아이들을 위한 외투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01년 뉴욕 9·11 테러 당시 구조 활동을 펼치다 사망한 구조대 유가족을 돕는 ‘히어로즈 펀드’(Heros Fund)를 설립해 100만 달러를 전달한 것과 아이티 대지진(2010년) 지원은 콜럼버스기사단의 가치를 돋보이게 했다.
장학사업도 기사단의 중요한 활동 중에 하나다. 2012~2013년도에 콜럼버스기사단은 140만 달러(16억8천만 원)의 장학금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 575명에게 지급했다. 콜럼버스기사단이 1년(2010년)에 기부 등을 위해 모금한 돈만 평균 1억 5400만 달러가 넘고 회원들이 자선활동에 쏟아 부은 시간만 1000만 시간이 넘는다.
한국 내 기사단 회원들도 자선에 주력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인천 민들레국수집 봉사, 안산 다문화 가정 자녀 교복과 장학금 지원 등의 활동을 수년간 묵묵히 펼쳐오고 있다.
한편 콜럼버스기사단은 8월 3일과 4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슈프림컨벤션(국제총회)를 개최했다. 1년에 1차례 개최되는 슈프림컨벤션은 콜럼버스 기사단의 1년간 활동방향 등을 정하는 중요한 자리다. 올해 회의에는 천주교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와 군종교구 관리국장 이응석 신부, 박준철 분도회 사무총장 등이 한국을 대표해 참석했다.
한국 콜럼버스기사단은 8월 20일 군종교구 국군중앙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평의회’ 회장 이ㆍ취임식도 함께 개최한다.
이상도 기자 raelly1@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