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C소년소녀합창단·대만 띠리본당 알투스바이올린연주단, 언어 장벽 뛰어넘은 ‘성모 승천 대축일 음악회’로 감동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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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의 타이중교구 띠리본당 알투스바이올린연주단과 PBC소년소녀합창단이 15일 서울 도림동성당에서 열린 성모 승천 대축일 기념 친교 음악회에서 앙코르곡으로 가톨릭 성가 236번 ‘사랑하올 어머니’를 함께 연주하고 있다. 이날 친교 음악회에는 지역 주민과 본당 신자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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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알투스바이올린연주단원들과 PBC소년소녀합창단원들이 12일 합동 연주회 연습 쉬는 시간에 서로의 어깨를 안마해 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힘 기자 |
PBC소년소녀합창단(단장 박선환 신부)과 대만 타이중교구 띠리본당 알투스 바이올린연주단(단장 김동원 신부)은 15일 저녁 서울 도림동성당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음악회’를 열었다. 한국과 대만 교회 청소년 60여 명이 마련한 이 날 음악회는 성모님 승천을 기뻐하는 자리이자, 알투스바이올린연주단의 첫 한국 초청 연주회였다.
먼저 무대에 오른 PBC소년소녀합창단원들이 모차르트의 ‘거룩한 동정녀’(Ave Virgo)를 시작으로 ‘라우다무스 떼’ 등을 선보이자 알투스 단원들은 ‘12개의 작은 바이올린 이중주’ 등으로 화답했다. 양국 청소년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영화 첨밀밀 주제가 ‘월량대표아적심’을 중국어로 노래하고 연주하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합창단원들의 노랫소리가 ‘씨줄’이었다면, 알투스의 바이올린 음색은 ‘날줄’이었다.
10일 입국한 알투스 단원들은 연주회에 앞서 3박 4일간 가평 계성푸른누리수련원에서 PBC소년소녀합창단원들과 음악캠프에 참여했다. 두 나라 청소년들은 PBC소년소녀합창단이 2015년 8월 대만 타이중교구 삼민로주교좌성당에서 열린 본당 설립 100주년 기념 연주회 때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서울대교구 출신 대만 선교사 김동원 신부가 현지에서 알투스바이올린연주단을 창단한 덕에 첫 합동 연주회가 성사됐다.
음악으로 맺어진 청소년들의 우정
양국 청소년들은 그간 각별한 우정을 이어왔다. 알투스 단원들은 지난해 9월 PBC소년소녀합창단 정기 연주회 때 손편지와 과자 등을 보내왔고, PBC소년소녀합창단원들은 자신들의 음반과 먹을거리 등을 선물했다. 또한,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교류해 왔다.
1년 만에 다시 만난 두 나라 아이들에게 언어 장벽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련장에서 함께 노래 연습을 하고 계곡에서 수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청소년들은 쉬는 시간마다 서툰 영어로 대화했고, 말이 통하지 않으면 손짓 발짓까지 동원했다. PBC합창단원 중에는 알투스 단원과 만남을 준비하며 학교에서 중국어 수업을 신청한 아이도 있었다. 대만 아이들도 ‘안녕히 주무세요’ ‘맛있게 먹어’와 같은 간단한 한국어를 익혀 왔다.
PBC소년소녀합창단은 알투스 단원들의 한국 체류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신자 집을 섭외해 민박을 제공했고, 서울대교구 해외선교봉사국(국장 박규흠 신부)도 성금으로 힘을 보탰다.
세 자녀가 알투스 단원인 티엔 메이링(42)씨는 “한국 교회의 배려로 우리 아이들이 처음 한국에서 합동 연주회를 하게 됐다”며 “우리 아이들은 바이올린을 연주한 뒤로 가정생활과 신앙생활에 충실해져 하느님께 매우 감사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PBC소년소녀합창단원 안시연(세베라, 초6)양은 “말이 잘 통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대만 친구들과는 그 무엇인가 통하는 게 있다”며 “저희 목소리에 바이올린 소리가 곁들여지니 공연이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