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당동본당 의료사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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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희순 할머니(맨 왼쪽)가 사당동본당 의료사도회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남정률 기자 |
“이제나저제나 자매님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삽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 이렇게 찾아 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정말 좋습니다.”
11일 서울 사당동 주택가. 홀로 지내는 반지하 방에서 사당동본당(주임 여인영 신부) 의료사도회 회원들의 방문을 받는 고희순(수산나, 92) 할머니가 더할 수 없이 환한 얼굴로 전하는 고마움이다. 병든 홀몸 노인들을 찾아가 놀이도 하고 말벗이 되어 주면서 위로를 아끼지 않는 사랑의 동반자, 사당동본당 의료사도회(회장 강영효)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의료사도회 회원은 현재 20명으로, 2명이 한 조가 되어 매주 한 차례씩 13명의 홀몸 노인을 방문하고 있다. 대상자들은 본당 가정간호사와 빈첸시오회, 구역과의 연계를 통해 선정한 이들로, 단체들은 노인들을 돕는 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당동본당 의료사도회의 특징은 회원 모두 ‘행복예술치료’ 과정과 서울대교구가 실시하는 원목 봉사자 3단계 교육을 이수한 전문가라는 점이다. 단순한 말동무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의 삶의 질 전체를 향상시키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회원들은 방문 후 반드시 일지를 쓰고, 매월 회의 때 일지를 토대로 노인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등 좀 더 나은 도움을 주고자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의료사도회의 도움을 받는 노인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회원인 김아영(효주 아녜스)씨는 “어르신들은 두 시간을 함께 보냈어도 일어서려고 하면 ‘왜 벌써 가느냐’며 손을 놓지 않을 정도로 회원들을 반긴다”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으로는 외로운 노인들이 생을 잘 마무리하고 떠날 수 있게 도왔던 점을 꼽았다.
의료사도회의 바람은 전문 교육을 받은 회원이 더 늘어나고, 따라서 더 많은 홀몸 노인을 돕는 것이다. 강영효(막달레나) 회장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봉사 활동을 하는데 전문 교육을 받고 안 받고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면서 전문 교육을 받은 본당 의료사도회가 늘어나길 기대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