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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학생·교직원 교내 모금으로 1100만 원 마련, 저소득층에 연탄 2만 장 배달
‘재개발 사업 시행’ 현수막이 썰렁하게 나부끼는 부천 계수동 판자촌이 모처럼 시끌벅적해졌다.
가톨릭대학교(총장 원종철 신부) 학생과 교직원, 가족 등 200여 명은 4일 2만 장의 연탄을 가지고 판자촌을 찾았다. 총장 원종철 신부를 비롯한 봉사단은 직접 연탄을 지고 좁은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홀몸 노인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53가구에 연탄을 배달했다.
연탄나눔에 두 번째 참여한다는 표소영(정보통신전자공학과 2)씨는 “처음엔 연탄 지게를 지는 게 어설펐는데 오늘은 좀 나아진 것 같다”며 “앞으로도 가능하면 매년 연탄 봉사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온 교환학생 에단 니콜슨(국제관계학 3)씨는 “오르막길이라 힘들 텐데 다들 웃으면서 연탄을 나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한국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한 느낌”이라고 했다.
가톨릭대 교내 까리따스 봉사단이 주관한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는 2016년 2월에 시작해 이번이 3회째다. 지난해 2월과 11월에 각각 연탄 4200장, 5000장을 전달한 데 이어 이날에는 2만 장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연탄은 12월 중순부터 교내 모금을 통해 모인 1100만 원으로 마련했다.
총장 원종철 신부는 “이번에 특별히 큰 모금액이 모여 더 많은 연탄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처럼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는 성심교정뿐만 아니라 성의교정과 성신교정 등 3개 교정 학생들이 함께 모여 봉사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 까리따스 봉사단은 학교 교육 이념인 진리, 사랑, 봉사를 실천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2015년 발족했다. 성가요양원 단체 봉사, 홀몸 노인 도시락 배달, 청소년 학업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글·사진=유은재 기자 you@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