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필립보 네리)교계사회부 기자
주말인 지난 3월 25일 광화문 광장과 서울시청 일대가 다시금 집회 현장으로 변했다. 명동에서 시청 인근까지는 태극기 집회가, 광화문 광장 일대는 촛불 집회가 이어졌다. 한쪽에선 ‘헌재 해산’, ‘탄핵 무효’가, 다른 쪽에선 ‘박근혜 구속’이란 구호가 마치 대항전을 펼치듯 쉼 없이 울려 퍼졌다.
같은 날 세월호 선체가 3년간의 침잠(沈潛)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많은 이들이 시커먼 ‘상처투성이’로 변모한 세월호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이제 지겹다”, “그만 보고 싶다”며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대한민국 곳곳이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광장은 촛불과 태극기가 서로 부딪치는 양상이다. ‘경제적 양극화’가 ‘이념 양극화’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갈린 집회 속에서도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목표는 같지 않을까. ‘정의로운 사회’, ‘모두가 잘사는 나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에서 “전체가 부분보다 더 크다”며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전망을 넓혀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더 큰 선을 바라봐야 한다”(237항)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진리 안의 사랑」에서 “정신적 도덕적 행복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완전한 발전과 보편적인 공동선은 이루어질 수 없다”(76항)고 권고했다.
미수습자 조은화(단원고 학생)양의 어머니 이금희(47)씨는 지난해 세월호 2주기 때 팽목항에서 “딸이 수학여행을 700일 넘게 떠날 줄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울부짖었다. 세월호가 인양되는 현장에서 이씨는 “유가족 되는 게 소원이라는 현실이 말이 되느냐”며 다시 한 번 통곡했다.
사회적 상처의 치유와 화합 없이는 진정한 행복과 공동선을 이루기 어렵다. 이씨 딸의 수학여행은 벌써 1000일을 훌쩍 넘겼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