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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전 입구에 김대건 신부 성인상을 모신 자카르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에서 성전 봉헌식이 거행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보국 제공 |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 성 김대건 신부를 수호성인으로 모시는 성당이 생겼다.
자카르타 대교구는 9월 20일 자카르타 켈라파 가딩에 있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에서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가 함께한 가운데 교구장 이냐시오 수하료 대주교 주례로 새 성전 봉헌식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교회가 유럽이 아닌 아시아 출신 성인을 본당 수호성인으로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헌식이 열린 20일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수하료 대주교는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던 중 여태까지 유럽 성인만 수호성인으로 모신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우리와 더 가까운 인물을 알아보다가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를 새 성당의 수호성인으로 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자카르타 대교구는 지난해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에게 김 신부를 새 성당의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하면서 새 성당에 김 신부 유해를 모실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평소 아시아 선교를 강조하던 염 추기경은 자카르타 대교구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지난해 10월 김 신부 유해 일부를 자카르타 대교구에 전달했다.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던 현지 신자들은 지속적인 기도 운동으로 수호성인을 맞을 준비를 했고, 유해 안치 직후에는 유해를 모시고 자카르타 도보 성지순례와 철야 기도를 실시했다. 또 두 차례나 한국 성지순례에 나서 우리나라 순교 성인의 발자취를 돌아보기도 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은 수용 인원이 2400여 명으로, 명동대성당의 두 배나 되는 대형 성당이다. 성당 문에는 김 신부의 생애를 담은 24판의 목각 부조를 장식하고, 성당 입구에는 김 신부 성인상을 세웠다.
염 추기경은 성당 봉헌식에 손 주교와 원종현(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ㆍ이태철(한강본당) 신부 등을 축하단으로 파견해 양 교구의 화합을 다졌다.
손 주교는 기념 미사 축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독립일인 1945년 8월 17일의 정확히 100년 전 같은 날에 사제품을 받으신 김 신부님이 언어와 문화가 다른 두 교구를 이어주셨다”며 “우리는 신앙 안에 한 가족”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수하료 대주교는 “한국 교회의 순교 역사는 인도네시아 교회의 순교 역사와 일맥상통한다”면서 선교사 없이 직접 신앙을 받아들인 한국 평신도의 열정이 인도네시아 신자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남정률 기자
njyul@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