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행복’ 학술세미나, 의과학기술·성경·철학으로 인간 행복 살피고 유전자 편집 시대 생명의 길 모색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10월 21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생명과 행복’을 주제로 2017 하반기 정기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유전자 편집 기술과 같은 첨단 의료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시대에 무엇이 진정한 생명을 위한 길이며, 인간 행복은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의과학기술 측면에서 또 성경과 철학, 심리학 측면에서 살폈다.
남명진(가천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인간 배아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의 윤리과학적 맹점을 지적했다. 남 교수는 “유전자 편집은 윤리적으로 유전자의 계급화, 인간 평등 개념의 붕괴로 이어진다”면서 “태어나기 전부터 자기 결정권을 훼손하고, 기술의 불확실로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 피해를 낳을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 편집은 원천적으로 금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철학적 관점에서 생명공학 시대의 생명과 행복을 논한 홍석영(경상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은 우생학과 맞닿아 있다”며 삶을 ‘정복과 통제’로 바라보는 우생학을 비판했다. 홍 교수는 “정복하고 통제하려는 태도는 인간의 능력과 성취가 선물로 주어진 삶의 일부임을 인정하지 못한다”면서 “정복과 통제의 태도에서 벗어나 ‘주어짐 안에서 향유하는 태도’를 가질 때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민남현(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는 성경 속 생명과 행복을 고찰하며 “참행복의 근원이 인간에 있지 않고 하느님께 있음을 인정할 때 행복의 의미가 보다 명확해진다”고 했다. 인간 삶의 의미와 목적을 하느님과의 관계성 안에서 바라볼 때에야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답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행복하기 위한 조건을 살펴본 한규은(연세대 연구원) 박사는 “행복으로 가는 길은 인생에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고통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이미 자신의 삶에 존재하고 있는 행복의 요소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