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강수근(예수그리스도의 고난회 한국관구장) 신부의 ‘국악성가 30주년 감사 연주회’에 다녀왔다. 전국 5개 국악성가합창단원 200여 명이 무대를 메우고 신명나는 우리 가락에 장단을 맞춰 주님을 찬양하는 뜻깊은 무대였다. 지휘자 강수근 신부는 연주회를 시작하며 노래하던 중 울컥하는 바람에 몇 초 동안 노래를 하지 못했다. 방송이었으면 사고가 날 뻔했다.
강 신부가 울컥했던 이유는 하느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충만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강 신부는 연주회 당일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국악미사곡 하나’를 작곡하면서 시작된, 작은 겨자씨에 불과했던 국악성가가 30년생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한 것은 주님의 은총 말고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국악성가합창단 여러 개가 자발적으로 설립된 것도 그렇다.
강 신부가 국악을 배우게 된 계기는 부모님의 자선(?)으로 촉발된 지독한 ‘가난’ 때문이었다. 강 신부의 어머니는 충청도 부농의 딸이었는데, 1960년대 땅을 판 돈으로 서울에 와서 큰 슈퍼마켓을 차렸다. 가난한 이웃들이 넘쳐나던 시절, 그들에게 계속 외상으로 먹거리를 주다 보니 몇 년 안 가 문을 닫게 됐다. 강 신부를 중학교에도 보낼 수 없을 정도였다. 이때 무료로 중고교 전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 국악사양성소(현 국악고)였다. 이후 서울대를 졸업하고 국립국악원의 촉망받는 대금 연주자였던 그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국악 인생 전부를 내던졌다. 수도회에 입회하면 국악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음에도 하느님을 선택한 강 신부는 30년이 지난 지금, 두 가지를 모두 이룰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