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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산티아고 봉사 자청한 이찬우 신부

본당 사목 마무리, 내년 1월 떠나 새로운 사목 열정과 설렘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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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산티아고에서 만나요! 스페인 산티아고 대성당에 오면 ‘코레아노 빠드레 호세’(한국인 요셉 신부)를 찾아주세요!”

인천교구 상동본당 주임 이찬우(요셉, 69, 사진) 신부가 은퇴 후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서 새로운 사목 인생을 시작한다. 12월 30일 오전 10시 30분 상동성당에서 은퇴 감사 미사를 봉헌하고 2018년 1월 16일 스페인으로 떠난다.

이 신부는 “하느님께서 건강을 허락해 주셨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부의 스페인 산티아고행은 불현듯 이뤄졌다. 올 여름, 은퇴하고 나면 무엇하고 살까 고민하던 차에 문득 떠오른 곳이 산티아고 순례길이었다. 한국 신자들이 많이 순례한다는데 상주하는 한국인 사제가 없어 신자들이 아쉬워한다는 얘기도 접했다. 그 길로 교구장 정신철 주교에게 면담을 신청했다. 이 신부의 계획을 들은 정 주교는 흔쾌히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교구장에게 추천서를 써 줬다. 스페인에선 곧바로 답장이 왔다. “대단히 환영한다. 지금 당장 와도 좋다.”

이 신부는 “생각보다 빨리 답이 와서 놀랐다”면서 “원래는 정년이 1년 더 남았지만, 이렇게 결정된 김에 올해까지 본당 일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에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제 인생에서 새로운 여정을 앞두고 있어 설렌다”고 했다.

푸근한 미소가 일품인 노(老) 사제에게선 청년의 열정이 느껴졌다. 고된 순례를 마치고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서 한국말이 통하는 할아버지 신부를 만나면 어떤 기분일까.

“순례자들에겐 저마다 사연이 있겠지요? 난 그곳에서 그저 이야기를 들어 주고 함께 웃어 주고, 울어 주려고요. 미사를 원하면 미사를 해 주고, 고해성사도 주고요. 내 세례명이 요셉인데, 스페인어로는 호세예요. 사제는 빠드레라고 하고요. 언제든 빠드레 호세를 찾으면 내가 있을 거예요.”

이 신부는 “은퇴 후 한국에서 지내면 몸도 마음도 편하겠지만, 스페인에서 순례자들 만나는 것이 더 보람될 것 같다”고 했다. “젊은 시절 이탈리아에서 유학도 해 보고, 안식년 때 두세 달 스페인 살라망카에서 지내본 적도 있어 외국 생활이 두렵진 않다”고 했다. 교회법 학자인 그는 1976년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립 외교관 학교에서 공부했다. 한국에 와선 신학대 교수, 인천가톨릭대 총장 등을 지내며 오랫동안 교단에 섰고 본당 주임을 지냈다.

“유학, 신학교, 본당을 거쳐 스페인으로 떠나네요. 사제 인생 4막이 열리는 셈이지요. 순례지에서 한국인 사제로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봉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한국 신자들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온 순례자들을 만나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워질 것 같고요.”

그는 스페인 산티아고 대성당 옆 사제 공동 숙소에서 지낼 예정이다. 이 신부는 최근 포털 사이트 다음에 ‘산티아고 순례길의 호세 신부’(http://cafe.daum.net/Joseph33) 카페를 개설했다. 이곳에 스페인에서 지내는 이야기를 올릴 것이라고 했다. 그의 순례 사목기가 벌써 기대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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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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