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한국 산에지디오 공동체가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을 기념해 마련한 노숙인과의 오찬에서 회원과 노숙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식사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
주님 성탄 대축일인 12월 25일 낮. 서울 남대문시장본당이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인 ‘우리물터’에 진수성찬이 마련됐다.
한국 산에지디오 공동체 회원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노숙인들과 주님 탄생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특별한 점심을 준비했다. ‘노숙인과 함께하는 오찬’은 전 세계 산에지디오 공동체가 1982년 매년 주님 성탄 대축일때마다 마련하는 친교 나눔 행사로, 한국 산에지디오 공동체는 2013년부터 점심을 차려왔다.
“○○님! 얼른 오세요. 점심 맛있게 하시고, 편하게 즐기다 가세요.”
회원 20여 명은 성탄 점심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주방과 식탁을 오가며 분주히 움직였다. 점심시간이 되어 노숙인들이 하나둘씩 찾아오자 식탁에는 이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뜨끈한 국물에 이어 떡과 과일이 올라왔다.
식사 후 회원과 노숙인들은 스스럼없이 한데 모여 앉아 게임도 하고 웃음꽃을 피우면서 금세 친구가 됐다. 회원들은 음식만 대접하고 마는 한 방향 봉사가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연대하는 산에지디오 공동체 정신에 따라 노숙인들과 이웃이 됐다. 노숙인들도 어느새 서먹서먹하던 감정을 잊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만남이 끝난 노숙인들의 손엔 따뜻한 담요와 커피믹스가 들렸다.
1968년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전 세계 70여 나라에 진출한 산에지디오 공동체는 복음 전파와 자선의 사명을 갖고 △기도 △복음적 소통 △가난한 이들과 연대 △교회 일치 △대화를 위해 활동하는 국제 평신도 연합체다. 세계적으로 회원 6만여 명이 활동 중이다.
2013년 한국에 설립된 산에지디오 공동체는 매주 우리물터에서 노숙인을 위한 봉사 등 다양한 자선활동과 기도 모임, 미사 봉헌으로 이웃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는 공동체 사명을 되새기고 있다. 한국 산에지디오 공동체 담당 박기석 신부는 “한국 공동체는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하고, 그들과 벗이 되고자 더 많은 이웃과 함께할 것”이라며 “많은 분의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