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4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현장돋보기] 성당의 종소리

이힘 (필로메노 교계사회부 기자)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최근 대전교구 대흥동주교좌성당에 다녀왔다. 50년간 성당 종을 쳐온 종지기 ‘방지거 아저씨’(조정형 프란치스코)의 사진 촬영을 위해서였다. 방지거 아저씨는 20대 때부터 일흔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종을 쳐왔다. 10년 전쯤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갔을 때만 빼곤 말이다. 대흥동주교좌성당이 1962년 지어졌고, 방지거 아저씨는 1969년부터 일했으니, 아저씨의 인생은 거의 성당 역사와 함께한 삶이었다. 아저씨가 일하는 50년간 종 치는 수의 변화도 생겼다. 종을 친 지 10년 뒤인 1970년대 말부턴 오전 6시에는 종을 치지 않고 정오와 저녁 6시 두 차례만 종을 쳤다고 했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가 농경사회에서 급속한 산업사회로 변화하는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함께 농사짓던 시절엔 오전 6시면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깨어 있었고, 신자들은 두 손 모아 삼종기도를 바치거나 성당에 새벽 미사를 가던 시각이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지면서 오전 6시 첫 삼종 종소리는 누구에겐 불편한 소음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한국 천주교회는 우리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경종을 울려왔다. 3월 22일 한국 교회는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낙태죄 규정 위헌 여부 헌법소원을 기각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나 건강권의 보장을 명분으로 가장 약한 생명의 생명권을 포기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교회가 핵발전소 없는 안전한 나라를 꿈꾸며 탈핵을 외치고 있고, 한반도대운하사업과, 이름만 바꾼 4대강 사업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왔으며, 1960~1980년대 산아제한정책에 반대해온 것은 이것이 생명을 죽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지영현 신부는 “힘없고 작은 생명을 함부로 여기는 사회는 언젠가 우리가 그렇게 됐을 때 같은 취급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 경종은 계속 울려야 한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3-2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4. 4

로마 8장 37절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