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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교 시노드 사전회의에 참석한 각국 청년대표와 백진수씨(뒷줄 가운데)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로마에서 열릴 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 시노드)를 앞두고 세계 각지의 청년 300명을 3월 19~24일 로마로 불러 모았다. 주교 시노드 주제인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과 관련해 전 세계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였다. 한국청년대표로 주교 시노드 사전회의에 다녀온 백진수(마리아, 30)씨를 만나 세계 가톨릭 청년들과 일주일간 함께 나눈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난해 가을쯤 주교회의에서 시노드 한국청년 대표로 참가 추천을 받았습니다. 도곡동본당 성가대나 청년 성서 모임, 꾸르실료 등 활동은 열심히 했지만 과연 내가 자격이 될까 고민한 끝에 일주일간 회사에 휴가를 내고 로마로 갔습니다. 겁도 났지만, 막상 가보니 굉장히 편한 자리였습니다.”
청년들의 회의는 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언어별로 15명씩 20그룹으로 나뉘어 엿새간 이어졌다. 만 16세~29세 또래 청년들은 자유롭게 오늘날 젊은이 문화와 신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문서로 만들었다.
“첫날 오전 청년들이 모인 교황청립 국제 마리아 학술원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찾아오셨어요. 대륙별로 대표가 나와서 청년들의 체험담을 나눈 후 본격적인 회의에 돌입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교회 내 청년 고령화, 30~40대를 위한 사목적 배려 등을 이야기하려고 준비해 갔습니다. 회의 중엔 그룹별 보고서를 취합, 수정하는 과정을 거듭했고 최종 보고서에는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백씨는 로마로 떠나기 전에 한국 교회 청년들의 현주소를 담은 사전 자료를 공부하고 주변에 ‘신앙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 교회에 바라는 점, 지금 사는 게 행복한지…’ 등을 물으며 답변을 귀담아들었다.
“친구들의 신앙생활을 들어보니 몇 가지 공통적인 고민이 있었어요. 성당에 오는 게 좋아서 활동을 시작해도 맡는 일이 늘어나면 ‘제2의 직장’처럼 느껴져 버겁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또 직장생활, 결혼 등 일상 속 다양한 선택 속에서 신앙과 세속의 가치가 충돌할 때도 많이 힘들어해요. 주일에 성당에선 기도도 열심히 하고 신앙심이 흘러넘치는데 당장 다음 날 직장에, 학교에 가보면 성당에서 나눈 이야기가 바보같이 느껴지니까요. 두 세상을 좁히는 일이 어렵다고 해요.”
백씨는 이번 회의에서 전 세계 청년들을 만나보니 “신기하게도 사는 모습, 고민하는 내용이 다 비슷비슷했다”며 “공통으로 ‘공동체와 관계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국가, 환경, 생활 수준이 달라도 가톨릭 청년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있었는데 ‘외로움’이었습니다. 성당에 홀로 나와서 기도하고 미사 드리는 청년이 많은데 신앙 여정을 함께할 ‘동반자, 커뮤니티’의 중요성에 대해 모두 공감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관계’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됐는데 신앙과 세속적 가치 사이에서 ‘내가 이상한가?’ 고민할 때 옆에서 잡아주고 이야기 나눌 가족, 친구가 절실하다는 데 입을 모았습니다. 회의를 계기로 전 세계 규모가 아니라도 각 나라에서 크든 작든 청년들의 이야기를 나눌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왔습니다.”
전 세계 청년 300명이 일주일간 나눈 이야기는 최종보고서로 작성돼 3월 25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미사 중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됐다. 문서는 크게 △오늘날 젊은이들이 직면한 도전과 기회 △신앙과 성소 식별 △교회의 사목적 배려 등 3개 부문으로 작성됐다. 주교 시노드는 세계 각국의 대표 주교들과 청소년 사목 관계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10월 3일부터 28일까지 바티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