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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관계를 돕는 코이노니아 후속 에코모임에서 부부들이 서로에게 고마운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
“제가 부모님을 닮아 다혈질이에요. 남편이랑 싸울 때는 막말이 나가고 격해져요. 엄마가 아빠한테 비꼬는 말투로 많이 말씀하셨는데 제가 그대로 하고 있는 거예요.”(혼인 8년 차 황수정씨)
“부부가 ‘생활의 디테일’이 다르잖아요. 치약 짜는 방법도 다른데…. 집이 지저분하면 치워야겠다는 생각은 둘 다 하지만 얼마나 자주, 어느 정도 치워야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거든요. 서로 다른 가정에서 자랐고, 다른 균형 감각이 있더라고요.”(혼인 3년 차 조영우씨)
지난 8일 주일, 젊은 부부 3쌍이 서울 시내의 한 가정집에 모였다. 지난 6월 서울대교구 가정사목부(담당 박수환 신부)가 부부관계를 돕기 위해 마련한 1박 2일 주말 프로그램 ‘코이노니아’를 수료한 이들이다. 가정사목부는 코이노니아를 수료한 이후의 부부생활에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에코(After-Koinonia) 후속 모임을 열고 있다.
혼인 28년 차 선배이자 시니어봉사자 박은미(헬레나)씨가 시작 기도를 바친 후, 젊은 부부들이 서로 손을 잡고 배우자에게 고마웠던 일을 이야기한다. 이어 박씨가 ‘부모의 대화 방식은 어땠는지’, ‘원 가족에게 영향을 받은 태도와 습관으로 배우자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는지’ 등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부모님은 토론과는 거리가 먼 분이었어요. 아내와 갈등이 생기면 아내가 기분 나쁘지 않게 의견을 전달하고 싶은데, 그런 대화법을 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회피하기 바빴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침대에 누워 생각하고 있는데, 아내는 잠이 오냐고 소리치고….”(정민우 요셉)
“저는 남편이랑 같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남편이 ‘청소를 도와줄게’라고 하는 말이 싫더라고요.”(박혜선 아기 아가타)
박씨의 남편 허서영(34)씨가 말을 받았다. “우리 집 기준으로는 제가 우리 아빠보다 더 많이 도와주는 건데…. 남자분들 집안일 얼마나 하세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젊은 부부들 대화는 탁구공처럼 이리 튀고, 저리 튀기를 반복했다.
17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윤지원(가타리나, 31)씨도 고백했다. 자신이 일하고 싶다고 할 때 남편이 불안해하는 게 이해되지 않았는데, 남편의 아버지는 생계를 책임지셨고, 어머니는 집안일만 해왔기에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윤씨는 맞벌이 가정에서 자랐다. 윤씨는 “처음에는 남편 탓을 했는데, 남편도 어떤 환경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부부들은 모임에서 원 가족에게 영향을 받은 나쁜 태도를 알아차리고,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선택의 자유가 있음을 되새겼다. 또 배우자 한 명이 자신이 가진 생활 태도나 언어 습관을 100 바꾸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나머지 한 명의 배우자가 다 따라가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박은미씨는 “부모님 모습을 보며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지만 부부가 되면 그 모습 그대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성장하면서 몸에 밴 행동을 노력으로 고쳐나가야 한다”고 격려했다.
혼인 3~10년 미만의 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코이노니아는 부부 갈등을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부부가 가정의 중심으로 하느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도록 돕는다. 부부가 1박 2일 동안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더 깊게 알아가는 시간이다.
8차 코이노니아는 8월 18~19일, 9차 코이노니아는 10월 13~14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복자사랑 피정의 집에서 열린다. 신청은 누리방(www.ceekorea.or.kr)에서 하면 된다. 문의 : 02-727-2069, 서울대교구 가정사목부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