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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돋보기] 폭염은 끝나지 않았다

백슬기(잔다르크, 정치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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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고원을 뒤덮은 눈이 녹았다. 한여름에도 설산이 드넓게 펼쳐지는 곳이지만, 올해는 달랐다. 예년보다 빨리 눈이 녹기 시작했고, 검은 땅이 드러났다. 하얀 눈은 햇빛을 반사했지만 땅은 그 빛을 흡수해 열기를 머금었다. 이런 이유로 티베트 고원 상공에는 전보다 뜨거운 공기가 많이 모였다. 이것이 ‘티베트 고기압’이다. 달궈진 티베트 고기압은 빠르게 세력을 확장했다. 티베트 고기압과 태평양 고기압이 겹치는 공간에 갇힌 한반도는 사상 최악의 폭염을 견뎌야 했다.

수은주가 40도에 육박했던 8월, 냉방 전기료 부담을 덜어달라는 국민청원이 줄을 이었다. 이에 발맞추듯 국회의원들도 서둘러 폭염 관련 법안을 쏟아냈다. 많은 의원이 나섰지만 내용은 대부분 비슷했다. 전기요금 감면이나 전기누진제 폐지를 요구하거나, 폭염과 혹한 등을 자연재난에 포함해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폭염이 일어난 원인’이다. 왜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력이 커졌는지, 티베트 고원의 눈이 계속해서 녹는 이유는 무엇인지, 무엇이 지구를 달구고 있는지…. 그러나 이상기후 원인에 주목하는 정치인을 찾기는 힘들다. 정부에 새로운 에너지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는 의원도 보이지 않는다. 의원들은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에만 매달렸다. 이런 법안들이 필요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법안들마저도 정작 가장 필요한 여름 내내 국회에 계류돼 있었다.

9월이 왔다. 8월에 비하면 더위는 한풀 꺾였다. 하지만 폭염은 끝나지 않았다. 제대로 된 대책이 없으면 재난 수준의 더위는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다. 당장 대중의 이목을 끄는 법안이 아닌 미래를 준비하는 법안이 필요하다.

“주님의 힘과 빛으로 저희를 붙잡아 주시어 저희가 모든 생명을 보호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마련하여 정의와 평화와 사랑과 아름다움의 하느님 나라가 오게 하소서.”(그리스도인들이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기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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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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