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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마련한 반찬 담긴 도시락... 20년 째 사랑 배달

서울 중계양업본당 프란치스코회, 달동네 백사마을에 도시락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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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계양업본당 프란치스코회의 한 회원이 백사마을 어르신에게 도시락을 전달한 후 안부를 묻고 있다.


지난 12월 12일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에 자리하고 있는 이곳에 서울 중계양업본당(주임 김순진 신부) 신자들이 도시락 배달 봉사를 했다. 벌써 20여 년째 이어지고 있는 매주 목요일 도시락 봉사의 일환이다.  

도시락은 본당 ‘프란치스코회’ 회원들이 정성껏 마련한다. 빈 도시락 가방을 성당 입구에 쌓아두면 회원들이 원하는 만큼 가져간다. 적게는 한 개에서 많게는 15개까지 도시락을 준비하는 회원들도 있다. 인근 정육점과 김밥집 등 비신자 상인들도 십시일반 정성을 보탠다. 도시락은 각자 집에서 준비하기 때문에 저마다 반찬도 다르다. 국은 회원들이 매주 수요일 오후에 함께 준비하는데 오늘 메뉴는 김치 콩나물국. 콩나물을 씻고 김치와 파를 썰어 만든 얼큰한 국물이 일품이다.

이렇게 만든 도시락 40여 개를 4개 조로 나눠 배달하지만 과거보다 배달 숫자가 많이 줄었다. 재개발로 이사 가는 집도 있고 고령으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이다. 주위의 시선 때문에 더는 도시락 받기를 꺼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게 봉사자들의 말이다.

그렇게 언덕길을 오르길 10여 분, 낡은 대문을 열고 방문을 두드리자 할머니가 반갑게 봉사자를 맞이한다. “아이고, 이 눈 속에 미끄러워서 어떻게 왔어.”, “할머니 얼굴 보러 당연히 와야죠.” 80대의 한 어르신이 봉사자 손을 꼭 잡으며 고마움을 건넸다. “이런 날 늙은이 본다고 누가 눈 속에 오겠어요. 너무 고마워.”

봉사자들은 어르신을 만나 이런저런 안부도 묻고 판공성사표도 전해준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해 교무금을 대신 본당 사무실에 전하기도 한다. 어르신들에게 봉사자들은 또 하나의 가족이다.

하지만 도시락을 전하다 보면 힘들고 가슴 아픈 일도 적지 않다. 회원 대부분이 여성이라 힘에 부쳐 봉사자가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정란(데레사, 47) 프란치스코회 회장은 “매일 도시락 받으셨던 분 중에 돌아가신 분이 계시는데 그 집 앞을 지나가면 마음이 뭉클할 때가 많다”며 “할머니 할아버지들 건강하게 우리 곁에 계셨다가 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영민ㆍ도재진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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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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