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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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스몰딜, 빅딜, 배드딜, 굿딜(성기영, 이냐시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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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Deal)의 사전적 의미는 ‘거래’이다. ‘딜러’를 거래를 성사시키는 사람으로 번역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노딜’로 지칭하는 것은 아무런 거래가 없었다는 뜻이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는 옛말대로라면 ‘노딜’은 곧 협상 실패를 의미하지만, 주변 분위기만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배드딜’보다는 차라리 ‘노딜’이 낫다는 미국 쪽 주류 여론이 감염 효과를 일으킨 결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빅딜=굿딜’이고 ‘스몰딜=배드딜’이라는 프레임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정상회담 직전 스탠포드대 연설을 통해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던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는 회담 결렬 후 빅딜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비건 대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달성되어야 제재 해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강조해왔던 선(先)비핵화론으로 회귀한 것이다. 이쯤 되면 앞으로 미국의 입장은 ‘받고 나면 주겠다’는 쪽에 가까워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을 통해 많은 것을 잃었다. 우선 영변 폐기의 대가로 요구했던 제재 항목들을 밝히며 제재 효과를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과적으로 북한 협상팀은 ‘대금 준비되면 전화하라’며 귀국 비행기에 오르는 트럼프를 쳐다보며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가격을 세게 후려치고 시작하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에 당한 것이다.

실무협상 합의문 초안이 마련되어 있었는데도 미국이 골포스트를 옮겼다고 비난할 수는 있다. 그러나 66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애국 헌신 대장정’에 나섰던 김정은 위원장의 빈손 귀국을 인정하는 모양새라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유야 어떻든 북한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완전한 비핵화와 생산적 대화 등을 강조하는 것은 긍정적 신호인 것이 분명하다. 하노이에서 쓴맛을 본 북한이 미국의 선(先)비핵화론을 받아들여 통 크게 협상에 나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희망 사항이 현실로 바뀌려면 비핵화 협상에서만 빅딜이 이뤄진다고 해서 가능할 일은 아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중 핵심적 조항들, 즉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북미 관계 정상화를 모두 포괄하는, 일종의 ‘메가 빅딜’이 이뤄질 때 빅딜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동창리 시험장 폐쇄를 앞당겨 ‘미래 핵’ 문제를 정리하고 ‘현재 핵’이라고 할 수 있는 핵물질과 재처리시설 폐쇄를 종전선언과 연계하는 한편, ‘과거 핵’이라고 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 폐기 및 반출을 평화협정과 묶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비핵화-평화체제 연계 로드맵으로 북미 양측을 설득하는 것이 진정한 빅딜인 동시에 굿딜이라고 할 수 있다. 비건 특별대표 역시 스탠포드대 연설에서 싱가포르 합의의 동시 병행적 이행을 강조한 바 있다. 북미회담 정체 국면에서 우리가 할 역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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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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