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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의 눈] ‘온라인 신앙생활’ / 김민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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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로나19 위기가 종교계에 미친 가장 큰 영향력 중의 하나는 ‘온라인 종교’의 부흥이다. 그동안 종교 안에서 과소평가 받던 소셜 네트워크가 각광을 받고 있다. 종교계는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보건 예방 수칙을 지키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하던 미사, 예배, 법회를 온라인으로 중계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주일 삼종기도와 훈화를 인터넷 생중계로 전환했고,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신자들 없이 미사를 봉헌하는 교황의 모습이 인터넷으로 최초로 생중계되고 있다. 전염병 재난이 종교계 온라인 활동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신자들은 TV와 유튜브, 라디오 등을 통해 매일미사와 주일미사를 시청 혹은 청취했고, 40일 기도, 가톨릭 굿뉴스 매일 성경 필사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본당 신부들은 주일미사 강론을 SNS로 신자들과 공유하고, 레지오 단체는 단톡방을 통해 시간을 정해 출석 체크를 하며 주회합을 하기도 했다. 개신교의 경우 84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주일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였다. 가정에서 가족이 모여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SNS를 통해 다양한 사역이 더 활발해지기도 하였다. 불교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찰들은 산문 폐쇄 후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온라인 법회를 진행하였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선교·포교 수단의 하나로만 여겨지던 온라인 활동이 종교계 중심에 들어섰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군다나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 기술 등을 통해 현실 세계(오프라인)와 가상 세계(온라인)를 융합하여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4차 산업혁명은 종교 의식과 실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하여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현장에 가지 않아도 생생하게 체험할 수도 있고, 여러 전례의식을 미리 가상공간 안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

온라인 종교는 예전에 ‘사이버 교회’ 혹은 ‘인터넷 교회’으로 명명된 적이 있다. 이는 인터넷 방문자들이 기도, 묵상, 예식, 영적 상담 등의 종교적 실천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종교적 정보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여 기존의 오프라인 교회를 연장하기 위한 도구적 역할을 수행하는 ‘종교 온라인’이 있다. 교구, 본당, 단체, 수도회, 개인 등이 구축한 홈페이지나 포털사이트와 같은 가상공간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두 가지 형태를 합쳐서 ‘디지털 종교’라 부른다. 사실 이 두 가지는 뚜렷이 구분되기보다는 함께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제 교회는 디지털 종교에 친근해져야 한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5로 세계 1위인 우리나라에서는 온라인 종교 활동을 활발히 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누리고 있다.

요즘 교회 안팎으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친근한 선교가 늘어나고 있다. 청년 세 명이 사제들을 만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유튜브 채널, ‘성당오빠들’, 인스타그램 ‘성당언니’에서는 다양한 성지 사진과 음악이 나온다.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서울대교구 온라인 성경채널’은 신앙 지식을 넓혀주고, 서울대교구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심리’, 수원교구 황창연 신부의 ‘성필립보생태마을’, 대구대교구 마진우 신부의 ‘겸손기도’ 등 유튜브를 활용한 사제들의 채널도 많다. 또한 사제와 수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책과 음악, 영화 등 청년들이 좋아하는 문화 이야기도 복음적인 시각에서 나눈다.

온라인 공간을 통한 디지털 종교 활동은 본당사목에서 사목자, 단체, 신자 서로 간 소통과 친교를 다양하게 활성화시킨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등 여러 SNS를 상황에 맞게 이용하여 사진, 영상, 글, 음악, 그림 등을 교환하는 가운데 어느 때는 정보를 공유하고, 생일이나 본명 축일 등 각종 기념일을 잊지 않고 때를 맞추어 축하해주거나 받고, 서로 위로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온라인 종교는 순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역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어느 신자는 자기 카카오톡에 매일 신부님의 강론을 퍼 나르는 자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카카오톡 없이는 죽고 못 사는 신자도 있다. 자신이 매일 전달해주는 어느 신부님의 복음말씀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고 그만 보내달라는 동료의 쓴 소리를 서운해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신앙정보 과잉에 따른 피로감을 만들기보다 신앙정보 공유의 절제가 필요하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민수 신부 (서울 청담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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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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