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도 ‘생활 속 거리두기’가 ‘사회적 거리 두기’로 되돌아갈 조짐을 보이는 같아 자칫 종교시설 운영 제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공론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4월 중순부터 미사가 재개되고 6월부터는 단체 활동과 모임이 조금씩 시작하는 상황인데, ‘사회적 거리 두기’로 회귀한다면 교회는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 수가 예전에 비해 반 토막이 되어 있는 상태이고, 본당 행사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지 못한 채 중단되어 교회 공동체의 활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교회가 복음화 사명을 이어가고 신앙생활을 지속적으로 하려면 모든 것을 멈추고 중단한 상태를 장기화시킬 수는 없다. 무언가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인정해야 하고, 코로나 시대를 맞아 코로나와 함께 공존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교회 역시 코로나와 공존해야 함을 전제로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새로운 예비신자를 입교시켜야 하고, 소공동체 모임이나 기존의 단체가 모임을 이어가야 한다. 또한 여러 성사 집행은 물론 교회 본연의 임무인 교육과 친교도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실천되어야 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코로나 시대에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1983년 남미를 방문 중에 발표한 ‘새로운 복음화’가 적용되어야 한다. 그 교황님은 ‘새로운 복음화’를 주창하시며 그에 따른 세 가지 특징은 제시한 바 있다.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이다. 정말로 현 교회가 이 세 가지 특징을 살려 새로운 복음화를 실천한다면 지금의 도전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새로운 열정’이 필요하다. 여러 교회 활동이 중단되었다고 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라는 뜻으로 미친 듯한 열정이 아니면 큰 성취를 이룰 수 없다는 의미다. 이러한 열정이 있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따른 ‘새로운 방법’을 만들 수 있다. 코로나 시대에 교회 공동체를 위한 새로운 방법은 ‘접촉 대신 접속’이다. 다시 말해서, 물리적 공간과 물리적 접촉보다 관계를 이어주는 ‘비대면 접속’이다. 오늘날 디지털 문화는 온라인 소통이라는 새로운 표현을 통해 비대면 접속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언택트(untact) 문화’가 접촉이 차단된 시대에 연결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로써 접촉을 기피한다는 단점을 지닌 언택트 문화보다 연결 필요의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는 ‘온택트(ontact) 문화’(예를 들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온라인 공연 등)가 더 각광을 받고 있다. 물론 둘 다 비대면 소통이란 면에서 사회 구성원 간 교류와 소통에서 배제되는 가난하고 소외되는 계층이 있다는 것, 그러한 문화가 빈부격차를 구조적으로 확대시킬 위험성이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본당의 소공동체 모임이나 레지오가 미사와 일체의 활동이 중단된 때조차 카카오톡으로 반모임과 레지오 주회를 해왔고, 사제들은 개인 SNS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신자들에게 말씀을 전달하는 ‘온라인 사목 활동’을 펼쳐 왔다. 서로 이어주고 연결해주는 디지털 문화, 그 중에서도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온택트 문화사목’은 개인, 단체, 교회 전체의 소통과 교류를 활발하게 하여 새로운 복음화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사목 패러다임이라고 확신한다. 이제 교회는 면대면 소통에 바탕을 둔 오프라인 사목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시국에는 온라인 소통과 함께 하는 통합 사목의 형태를 취해야 할 것이다. 요즘 본당 팟캐스트를 개설하여 6개 채널(강론, 특강, 본당행사, 단체소개, 행복 초대석, 책 읽어주는 신부)을 운영하는데 본당 신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지속적으로 많은 영상 콘텐츠가 팟캐스트에 업로드된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본당 애플리케이션에서 알림이 울리면 팟캐스트에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왔다는 표시다. 본당 신자들이 어디에 있든 모두 한순간에 연결될 것이다. 하느님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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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신부(서울 청담동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