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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팬데믹과 길 잃은 양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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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피해 이후 잃어버린 가축을 되찾은 이야기가 종종 들려 온다. 수㎞에서 멀게는 수십㎞에 이르기까지 떠내려 간 길 잃은 소를 되찾은 소식은 듣는 이에게 작은 기쁨과 위안이 된다. 당연하겠지만, 되찾은 가축은 소수다. 폭우는 많은 것들을 휩쓸어 갔다.

어쩐지 팬데믹 이후 교회의 모습이 겹쳐진다. 팬데믹 이후 많은 본당의 미사 참례자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는 쓰라리다. 주일학교의 청소년 수는 그 이상으로 감소했다. 또래관계에 민감한 청소년세대는 ‘친구’가 없는 성당에 흥미를 잃고 있다. 아직 주일학교를 재개하지 못한 본당도 많은 현실을 생각하면 팬데믹이란 폭우에 휩쓸린 ‘길 잃은 어린 양’의 수는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다행히도 최근 전개되는 청소년사목 현장의 모습에서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선 목자의 모습을 본다. 가히 청소년들의 주 활동 터전이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세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며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청소년들을 성당으로 초대하는 본당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느낀다.

다만, 그 울타리에서 조금 더 멀리 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팬데믹으로 외출이 불가능해지면서 가정폭력에 노출되는 청소년들이 급증했다는 소식도 있고, 학교 밖 청소년들은 더 큰 위기에 빠지고 있다. 이들에 대한 관심은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할 일일 것이다. 이들은 ‘길 잃은 양’ 중에서도 더 고통 받고 소외된 ‘어린 양’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마태 18,14)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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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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