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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한강을 바라볼 때면(새남터 순교자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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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한강을 바라볼 때마다 1000년도 더 거슬러 출렁였을 강물을 그려본다. 조선의 삼봉 정도전의 신도팔경(新都八景), 용산팔경 속의 이촌 강변의 저녁 황혼 풍경 속 넘쳐나고 법석댔을 흰 옷 입은 사람들 모습.

새나무터에 흐르는 만초천따라 게 잡은 불빛 화려했을 아름다움 만천해화였으리. 유유히 역사를 안고 흐르는 말없는 세월의 한강물 속에 새겨져 있음을 생각해본다. 한강변 새나무터 모래사장 뻘판. 휘갱이 어지러운 칼춤 추며 내리치는 시퍼런 큰 칼날에 피 흘리며 쓰러진 장하신 치명자들. 위대하신 신앙의 피 불꽃 피워 올린 분들을 묵상한다. 가족들 눈물 슬픔 토해내고 구경꾼들 끌끌 혀 차며 바라보았을…. 묶이어 끌려 죽으러 오신 새나무터 모래사장이 천국 가는 흰구름 담요인 양…. 몸은 모질게 당한 갖은 형벌로 피투성이어도 얼굴은 기쁘게 해바라기처럼 하늘 향해 웃으며 오셨다는 순교자 김대건 사제와 앵베르주교 샤스탕 주문모 사제, 모방 사제와 여러 순교자님들 죽음의 북소리 댕댕댕….

이우는 저녁 싸늘한 한강변에 울려 퍼지고 피 튀기며 떨어졌을 거룩한 머리들 버려지고 군문효수되고 모래사장 붉게 피 강물 이루었을 것을.

우리네 빈약하고 흔들리는 신앙심에 출렁이는 한강물 소리 종소리 되어 들려주나니 심령에 새겨 잊지 않으리이다.



신앙 선조들의 믿음 얼

하나뿐인 목숨보다 더 고귀한 진리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 한분뿐임을

피로써 증거하신 그대들이시여!

우리 믿음 이끄시는 순교자여

옛 모래사장 새나무터

지금은 잡초 무성한 강변풀숲

아로새겨져 하얀꽃으로 피어난 웃음 속에도

한강물 소리에도 담고 있음 듣나이다

지금 창밖의 한강물 바라보고 있노라니

세월의 강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백조 같은 하얀 유람선 그림처럼 유유히 떠다니네만

결코 잊지 않으리이다. 꿈엔들 잊으리이까!

거룩한 옛 순교터

거룩한 보석 순교하신님들

세상 어둠 속에 빛나는 불꽃!

찬란한 별들이시여

오늘 사는 우리

천상진리 사는 기쁨 알게 하소서!

삶이 그대들처럼 기쁜 순교임을

순교는 하느님 사랑임을

심령에 새겨 살게 하소서

치명자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여

우리 위해 빌어 주소서.

(새나무터: 새남터의 옛 이름.)



김금재(아나스타시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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