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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하느님의 대면(對面)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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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팬데믹 이후, ‘비대면’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소통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일상의 수많은 활동들이 자기 방에서 화면만 바라봐도 할 수 있는 일이 됐다. 감염 예방을 위해 비대면이 필요해지자 교회도 많은 부분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해 왔다. 본당 주일학교 교리에서부터 각종 강의, 모임 등 교회 내 많은 사목들이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진행됐다.

그러나 비대면 문화가 가속될수록 교회는 비대면으로 존재할 수 없음이 더욱 두드러지는 듯하다. 다른 모든 것은 비대면으로 대체할 수 있어도, 성사(聖事)만큼은 비대면으로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집전자의 인격 안에 현존하시며 우리를 직접 대면하는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이 성사의 전제조건이다. 그래서 판공 시기인 요즘, 많은 본당들이 감염을 예방하면서도 대면으로 고해성사를 할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새삼 성탄에 묵상하는 강생의 신비가 대면과 비대면으로 다시 읽힌다. 하느님과 대면하던 인간은 죄를 짓고 하느님과 비대면 소통을 하게 됐다. 그러나 하느님이 인간의 몸으로 와 우리와 대면함으로써 우리는 다시 하느님과 대면할 희망, 바로 구원을 얻게 됐다. 전능하신 하느님은 얼마든지 인간과 비대면 소통을 하실 능력이 있음에 틀림없다. 그런데 굳이 인간과 ‘대면’하고자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은 비대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어렴풋이 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입니다. 내가 지금은 부분적으로 알지만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나를 온전히 아시듯 나도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코린 13,12)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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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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