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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요한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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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안에서 생활하다 보면 생각 밖에서 만나게 되는 마음의 움직임을 수없이 마주하게 됩니다.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을 바라보는 제자들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움직임 또한 우리들의 삶 안에서 만나지고 부딪히는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경에서 ‘배’라는 의미는 인간사 안에서 보면 교회로 볼 수도 있고 가정이라고 할 수 있고 나 자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와 가정과 자신 안에서의 삶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예수님이 계시는 부분과 계시지 않는 부분을 느낍니다.

예수님께서 당혹해하고 두려워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먼저 “나다”라고 말씀하신 예수님 뜻을 헤아려 보기로 합시다. 제자들은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 모습을 보면서 유령인가 하고 공포에 휩싸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실체는 없으면서 허구성 안에 드러나는 모습을 보편적으로 유령이라고 표현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다”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나는 너희들이 바라보는 유령이라는 허구성 안에 존재가 아닌 실체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너희들의 스승인 “나다”라고 주님의 현존을 분명하게 밝히시는 것입니다.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너희들이 지금 바라보고 있는 육적인 모든 것은 무엇인양 결정지어 놓은 허구성 안에 드러나는 모든 것이라는 뜻으로 제자들과 현실 안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나다”라는 그 뜻을 알려 주시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또 다른 “나다”라는 말씀에는 유령과 같은 허구성이 아닌 당신의 현존 안에서 이런 의미를 부여하고 계십니다. “너희 생명의 주인인 나다. 너희 삶을 주관하는 나다. 너희를 사랑하는 나다. 너희의 믿음의 대상인 나다. 부족한 너희에게 완전한 나다. 무능한 너희에게 능력의 나다. 무지한 너희들에게 지혜인 나다. 교회의 주인인 나다. 너희의 아버지인 나다. 너희들 창조한 나다. 너희를 구원한 나다. 하늘나라의 주인인 나다. 성경 안에 살아 있는 나다. 우리의 모든 삶의 중심에 현존하고 계시는 분이 곧 나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삶의 어두운 항해 길에서 고통스러울 때나 근심이 가득할 때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나그네의 항해 길에 매 순간 예수님께서는 내가 주님임을 알아보든 알아보지 못하든 항상 삶의 길에서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하시면서 위로와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두려움이란 죽음이 눈앞에 다가올 때 맞게 되는 진퇴양난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현실 안에서 신앙이라는 특별한 삶 안에 있으면서도 수많은 두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지금 소유하고 있는 권력을 잃을까, 재물을 잃게 될까, 내 명예가 불명예가 될까 두려워합니다. 나의 지식이 빛바랜 퇴물이 될까, 사업체가 도산될까, 내 가정이 파경을 맞을까 두려워합니다.

특히 코로나라는 이 괴물 때문에 온 지구가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나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모든 삶의 방향을 내가 잡고 내가 원하는 대로만 삶을 이루려고 하고 있습니다. 힘든 때일수록 오로지 주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삶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삶 안에서 두려움은 죽음과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의 것입니다. 생명도 죽음도 현재도 미래도 평화도 행복도 모두 주님의 것입니다. 그런데 순간에 주어지는 모든 것에서 두려워해야 할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 또한 신앙 안에서 의탁해야 할 분이 계십니다. 바로 성모님이십니다. 우리는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섭리에 내 자신과 가정, 가족, 하는 일 지금의 삶을 두렵게 하고 있는 코로나 괴물도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께 맡겨 드리고 그분의 처분을 기다리면 성실히 살아가는 신앙인이 됩시다. 우리 모두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김 미카엘(인천 간석2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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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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