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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소방차와 교회의 공통점 / 성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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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에 덤프트럭만한 소방차 한 대가 길가를 가로막고 큰 몸집을 돌리느라 낑낑대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비상 깜빡이를 켜면서도 ‘아, 바빠 죽겠는데!’라며 속으로 화를 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 바빠도 소방차나 구급차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소방차나 구급차가 자기를 위해 핸들링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교회도 그랬다. 교회는 더 많은 이들을 향해 문이 활짝 열린 집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우리는 섬기는 교회가 되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삶에 동행하고 희망을 지지하며 일치의 표징이 되고 … 성당과 제의방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가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276항)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교회가 과연 그럴까?’라는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담을 높게 쌓아 자기 이익에만 갇혀 있는 교회 모습을 볼 때 소외감과 좌절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

그래도 언제나처럼 희망은 있다. 최근 서울대교구 사목국이 26년 만에 새롭게 발간한 새 예비신자 교리서를 찬찬히 살펴보며 그 안에 녹아 있는 선교를 향한 열정과 고민의 흔적을 봤다. ‘안이하고 냉담하며 세계화된 무관심이 지배하는’(30항) 이 시대에 하느님을 만나 상처받은 이들에게 따스함을 전하겠다는 사제들의 의지에서 형제적 가치를 느꼈다.

이제는 교회가 이 같은 열정으로 교회 내 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계산 없이 불 속에 뛰어드는 소방관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

“오히려 가까이 다가가는 것 그리고 만남의 문화가 희망과 쇄신의 길입니다.”(30항)


성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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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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