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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자전거 출퇴근’ 도전을 마치며 /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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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순 시기 예수님 수난과 고통에 동참하고 부활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 위해 ‘자전거로 출퇴근하기’에 도전했다. 왕복 1시간30분가량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했고, 출퇴근하지 않는 날에는 1시간 걷기로 대신했다. 봄기운이 물씬해지면서 그 분위기를 느끼려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대신 걸어서 퇴근하기나 3시간 걷기 등으로 대체하기도 했는데, ‘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40일’ 기획 마지막 편(본지 2021년 3월 21일자 5면)에서 밝혔듯 귀가 전 도착지는 늘 성당이었다.

그렇게 걷던 중 지난 주말에도 어김없이 성당에 들렀다. 1시간 정도 기도하고 성당 문 앞에서 다시 성호를 그으며 예수님께 인사하고 나오는데, 문득 뒤를 돌아보게 됐다. 예수님께서는 등을 돌리기 전 보았던 모습 그대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채 그 자리에 계셨다. 보든 보지 않든, 눈을 맞추든, 등을 보이든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며 지켜 주고 계셨다. 그 든든함과 뿌듯함을 새삼 실감하며 예수님을 뒤돌아보길 몇 차례, 곧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믿지 않고 외면할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모든 관계의 기본은 신뢰와 존중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누군가 믿고 의지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의 만남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믿음을 보신다. 믿음으로써 아벨이 의인으로 인정받고, 사라가 임신할 능력을 얻고,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돌려받았듯 믿음 없이는 하느님께 나아갈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떠올리며 또 한 번 굳게 마음먹는다. 하느님 품 안에서의 1시간 걷기를 지속하며 어떤 경우에도 늘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이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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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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