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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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따뜻함 필요한 장애인들의 삶 알리려 어디든 달려갑니다”

장애인의 날(4월 20일)에 만난 사람 - 장애인식개선 강사 하정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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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정화씨는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주변사람들의 따뜻함이 필요한 이들”이라며 “토마스 엄마이자, 강사로서 곳곳에 희망이 샘솟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26년째 엄마와 아들은 ‘원플러스원(1+1)’과 같은 존재다. 어딜 가나 발달장애인 아들 토마스(26)에게 온 정신을 기울여야 하고, 한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 주변의 눈길은 늘 ‘엄마 한 번, 아들 한 번’. 엄마와 아들은 사람들 눈총을 감내하는 ‘세상의 을(乙)’이었다. 그러던 중 2015년 갑작스레 발생한 시어머니의 교통사고. 2년 넘게 시어머니와 아들을 함께 돌보다 2017년 초기 암 진단을 받았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된 그녀는 수술대 위에서 목놓아 울었다.



발달장애 아들 토마스의 엄마

“의사 선생님! 제 아들이 아직 말을 잘 못합니다. 제가 꼭 신발을 신고 나가서 우리 아들이 말을 잘하며 지낼 때까지 살아야 해요! 꼭 살려주세요.” 성모상이 닳도록 끌어안고 눈물로 지내온 세월, 엄마는 더 이상 눈치 보는 ‘을’로만 살 수 없었다.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앞두고, 장애인식개선 강사요, 글쟁이로 제2의 삶을 사는 토마스 엄마 하정화(비비안나)씨를 만났다.

“꿋꿋이 아들을 일반 학교에 보내느라 피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해코지를 당한 날도 많았고요. 반쯤 미쳐있는 상태로 학교와 성당을 오갔어요. 시어머니를 살려야겠다는 일념, 아이가 대화가 가능할 때까지 함께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지내다 다시 힘을 냈어요. 한 사람이라도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나섰습니다. 모두 주님과 아들 덕분입니다.”

하씨는 ‘희망강사’란 이름으로 뛰고 있다. 학교와 공공기관, 기업, 복지관 등 장애인을 향한 관심과 인식 개선이 필요한 자리면 어디든 가서 자신의 이야기를 펼친다. 밝게 이야기를 마치고 토마스와 함께 지내는 강사의 모습을 본 참석자들은 숙연해지다가도 “대단하다”, “인식을 깨우쳐주셔서 감사하다”며 힘을 보탠다.

그녀는 현재 서울 양천해누리복지관 대표 강사,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위촉 강사, (사)자폐인사랑협회 전임 강사 등 다양한 직함도 갖고 있다. 스피치지도사 1급, 웃음 건강지도자 1급 등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요건은 다 갖추고자 여러 자격을 갖췄다. 학교와 복지관, 교육지원센터 등지에서 200회 넘는 강의로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2019년 가톨릭평화신문이 주최한 제6회 신앙체험수기 대상 수상작 ‘소명을 찾아준 아이청년’에도 하씨의 심경이 구구절절 담겨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도 줌을 통한 강의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하씨는 “누군가는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씨앗을 뿌리고 알려야 한다”면서 인터뷰 내내 발달장애인 가족의 애환을 걱정했다.

“발달장애인 부모님들 단톡방에는 시시때때로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 데 도와달라는 소식이 올라와요. 함께 기도해달라는 얘기도 많아요. 코로나19로 누구보다 힘든 이들이 발달장애인 가족이에요. 모두 힘들지만, 24시간 아이와 함께해야 하는 가족은 일자리와 생계마저 극한에 이릅니다.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부모가 많이 늘고 있습니다. 언론에 다 나오지도 않죠.”

하씨는 특히 “발달장애인 가족들에게 성당은 여전히 벽이 높다”며 발달장애인 주일학교가 있는 본당을 전전하는 가족들의 어려움도 털어놨다. “타 본당 발달장애인 주일학교에 가면 거기서도 ‘객식구’에요. 어떤 어머니들은 자기 본당과 주일학교 본당 양쪽에 교무금을 내세요. 고맙고 미안해서…. 잘해주는 개신교로 개종하는 부모도 많지만, 주일학교에 나오는 가족들에겐 미사가 참 소중합니다. 위로와 은혜받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거든요.”



주일학교에서 위로 받아


하씨가 다니는 서울 양천본당에는 2019년 말 드디어 발달장애인을 위한 ‘임마누엘 주일학교’가 생겼다. 감사하게도 봉사자 10여 명이 모집됐고, 부모와 아이들은 무척 기뻐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1년 넘게 주일학교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토마스는 엄마에게 “엄마, 미사 안 가요?”를 반복했다. 하씨는 “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코로나19, 집합 금지를 설명했지만, 아들은 성당을 무척 가고 싶어 했다”며 “지난 주님 부활 대축일에 성당에 다녀오고 그렇게 기뻐하더라”고 했다. 하씨와 토마스가 인근 개신교회도 가봤지만, 아무리 잘해줘도 토마스는 “엄마, 양천성당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장애는 병이 아니고, 불편함일 뿐입니다.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죠. 발달장애인들은 많은 이와 관계하고, 상호작용을 할수록 개선됩니다. 그만큼 주변의 따뜻함이 필요해요. 모두 같은 하느님의 자녀잖아요. 우리 가족의 기도는 ‘우리 아이가 낫게 해주세요’가 아니에요.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해주세요’입니다. 성당, 신학교, 가톨릭계 학교, 청와대, 방송국 어디든 불러주시면 나가 저희와 발달장애인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장애인이 이방인이 아닌, 진정한 내 이웃으로 살게 될 날을 희망하면서요.”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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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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