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나뭇가지를
단숨에 꺾어 버리듯
내가 나를 아프게 하고
무너져 내리는 나의 육신에서
지금 말없이 미소 띄우며
누구를 기다릴까
잠시 머물다가
상처 입고간 제비처럼
나약한 목숨 만큼이나
아쉬운 것이 다시 또 있으랴
가고 나면 그만인 것을
보내는 마음의 준비도 없이
그저 껌뻑이는 눈동자에다
아쉬움만 남기고
부는 바람 장단 맞춰
흔들리는 구름되어
울지도 못할 마음이면
한번 웃어라도 볼 것을
나를 울게 했던 아픔도
나를 웃게 했던 외로움도
이제는 흐르는 강물 만큼이나
나를 떠나 흘러 간 것을
마음만 구름 같이
흔들리더이다.
박수진(안젤라·인천 구월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