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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영초(왼쪽) 박사가 LG의인상을 수상하고 LG복지재단 관계자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48년간 무료진료 봉사의 길을 걸은 고영초(가시미로, 68)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LG복지재단이 지난 5월 27일 밝혔다.
소신학교 5학년(성신고 2학년) 때 사제의 길을 접고 의사의 길을 선택한 고 교수는 1973년 서울대 의대 본과 재학 중에 가톨릭학생회에 가입, 매주 쪽방촌 같은 의료 취약 지역을 찾아 봉사를 시작했다. 1977년 의대 인턴 시절에 인연을 맺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 전진상의원이나 영등포 무료 진료소 요셉의원, 1997년에 설립된 이주노동자 무료 진료소인 서울 성북구 라파엘클리닉 등에서 진료와 수술 시간을 쪼개 꾸준히 의료봉사를 해왔다. 무료진료였지만, 1만 5000여 명의 환자 한 사람 한 사람 안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듯 정성스럽게 진료했고, “노숙자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생명을 다루면서 하느님의 신비와 함께 자신이 하느님의 도구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그는 고백한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고 교수는 뇌종양이나 뇌하수체 종양, 뇌혈관 질환, 선천성 뇌 질환, 뇌 외상 및 척수질환 환자들을 돌봐왔고, 봉사 현장에서도 특히 치료받기 쉽지 않은 뇌종양, 뇌하수체 종양 같은 중증질환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고 교수는 “병원에서 몇 시간 동안 힘들게 수술하고 한 시간 넘게 운전해 봉사 현장에 가면 파김치가 되기도 하지만, 막상 도착해 봉사자들과 함께 즐겁게 일하고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피곤이 씻은 듯 사라진다”며 “이런 보람과 기쁨이 40년 넘게 자발적으로 이곳으로 이끌어준 삶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