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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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두 번째로 쿠바 산호세 주님공현수도원 파견되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이장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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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이장규 신부가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쿠바 산호세 주님공현수도원에 파견된다.

산호세 주님공현수도원은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동남쪽으로 약 35㎞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수도원은 1958년 쿠바에 사회주의 혁명 정부가 들어선 후 공식적으로 진출한 하나뿐인 수도원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98년 쿠바를 사목 방문해 피델 카스트로 국가 평의회 의장에게 직접 요청해 2008년 9월 25일에서야 세워졌다.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아연합회 직속 수도원인 쿠바 산호세 주님공현수도원에는 현재 왜관수도원 소속 장경욱 신부와 필리핀 디고스수도원 출신 원장 신부, 그리고 쿠바인 종신서원자 1명 등 모두 3명이 수도생활을 하고 있다.

이장규 신부는 우선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아연합회 스페인 라바날 델 까미노 수도원에 거주하면서 살라망카에서 스페인 말을 배울 예정이다. 현재 그는 서울 장충동분원에 머물면서 라마날수도원장 후안 안토니오 신부의 초청장을 기다리고 있다.

쿠바 교회는 1998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사목 방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959년 혁명 이후 쿠바 교회는 무너졌고, 1961년 9월에는 131명의 사제가 반정부 세력으로 국외로 추방됐다. 이러한 긴장관계는 30년간 지속하다 1986년 쿠바 교회가 혁명 정부와 대화를 시작했고, 1998년 교황 방문 이후 교회와 정부 관계가 호전됐다. 더불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12월 18일 오바마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미국과 쿠바 국교를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은 종교 비자 없이 쿠바 교회를 방문하지 못하고, 선교는 금지돼 있다.

이러한 쿠바 현지 상황을 반영하는 듯 정부의 비협조로 2008년에 설립된 산호세 주님공현수도원은 아직 제대로 된 수도원 건물조차 짓지 못한 채 수도자들은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런 악조건에서 성 베네딕도회 수도자다운 수도생활을 하면서 선교 활동을 하려고 파견된 이장규 신부를 서울 장충동 왜관수도원 분원에서 만났다.



▶장경욱 신부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인 신부가 쿠바로 파견된다. 어떤 의미가 있나?

“산호세 주님공현수도원은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아연합회 직속 수도원이다. 제가 그곳에 가서 살면 수도자 4명 중 한국인이 절반을 차지한다. 이는 오틸리아연합회가 왜관수도원에 쿠바 선교와 수도원 정착에 좀더 책임을 부여하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 것이다. 왜관수도원이 쿠바와 인접한 미국 뉴저지에 뉴턴수도원을 운영하고 있어 인적ㆍ물적 도움을 효율적으로 줄 수 있을 것이다. 왜관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도 쿠바 수도원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고, 도움을 주고자 하고 있어 이번에 파견된 듯하다.”



▶현재 쿠바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쿠바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11를 기록했고, 생필품 부족 현상이 심화돼 주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마침 장경욱 신부가 휴가차 귀국했다가 최근 출국했다. 왜관수도원에서 쿠바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아바나대교구장 후안 데 라 카리다드 가르시아 로드리게스 추기경이 산호세 주님공현수도원에 아바나 시설 한 곳을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틸리아연합회에서 쿠바 정부의 허가만 떨어지면 곧바로 조립식 수도원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둔 것으로 안다. 인사 발령 후 쿠바에 집중하고 있다. 더뎌 보여도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실 것이다.”



▶현재 상황으로 쿠바에서 직접 선교는 힘들겠지만, 신부님이 선발된 것에는 특별한 몫이 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교회 음악을 전공했다. 그때도 쿠바 학생들이 음악을 전공하러 유학을 왔다. 또 레겐스부르크 음악교육대학에서도 방학을 이용해 아바나에서 해마다 음악 전공자들과 관심자를 대상자로 마스터클래스를 크게 열었다. 유학시절에도 음대학장 슈테판 바이어 교수의 제안으로 쿠바에 갈 기회가 있었으나 가지 못했다. 쿠바에서 수도생활을 하게 되면 아마도 이 마스터클래스 과정을 통해 쿠바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오틸리아연합회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재 아빠스도 제가 음악을 통해 교회와 쿠바인들이 만나는 가교 구실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 선교 수도승으로서 각오와 인사를 부탁한다.

“개인적으로 교회 음악을 전공한 만큼 쿠바 수도원에서 전례적인 부분에 집중할 생각이다. 마침 산호세 주님공현수도원에 전자오르간도 하나 있다고 하니 다행으로 생각한다. 수도원 중심의 전례 음악을 통해 쿠바 교회 음악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 쿠바인들이 워낙 음악성이 뛰어난 민족이기에 그들에게 외부적 기회가 주어진다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다. 최선을 다해 살겠다. 쿠바 교회와 우리 수도공동체를 위해 많은 기도와 지원을 바란다.”



현재 쿠바 교회는 3개 대교구와 11개 교구, 400여 명의 사제가 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물론 중ㆍ장년층까지도 텅 비어 있다. 아직 쿠바 교회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없지만, 희망은 있다. 드물지만 젊은이들이 수도 성소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움 주실 분 : 국민은행 608001-04-056954 (재)왜관성베네딕도수도원. 문의 : 054-970-2203, 선교총무국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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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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