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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다시, 빛으로 / 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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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전, 지역 교구의 교구장이었던 한 주교는 열심히 일을 해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와 농민의 현실을 목격했다. 재벌 중심의 경제정책으로 일부 재벌들이 부를 독점하고 산업간 불균형 성장으로 대부분의 농가가 고질적인 고리채에 시달리며 힘겹게 살아가야 했던 시대를 함께한 주교는 ‘가난한 사람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길 기도했고, 실천했다.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고, 불의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을 위해 군사독재정권에 용감하게 맞선 한 주교의 삶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사람들의 마음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다. 바로 원주교구 초대교구장이었던 지학순 주교 이야기다. 지 주교가 세상을 떠난 지 28년이 지난 지금,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예전만큼 많지 않다. 하지만 원주 지역 곳곳에 남아있는 지 주교의 흔적들은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야기해주고 있다. 진광학원, 원주가톨릭센터,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신용협동조합. 종교계는 물론이고 교육, 복지,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힘썼던 지 주교의 행적은 우리 사회에서 종교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원주교구와 원주 지역 시민단체는 지학순 주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9월 한 달간 미술전과 시민참여마당, 학술대회를 열었다. 과거의 흔적을 통해 현재에 필요한 교훈과 지혜를 찾아내는 과정에 함께한 시민들은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는 사회’, ‘의사소통이 되는 사회’, ‘함께하는 길을 찾아가는 사회’, ‘개인과 약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라는 가치를 도출했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고자 연대한 이들의 힘은 ‘다시, 빛으로’ 세상을 밝힐 것이다.


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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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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