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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흥식 대주교가 문재인 대통령 유럽 순방에 동행한 기자단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 가능성에 대해 “상대방(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대주교는 10월 30일 바티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한 청와대 출입 기자들을 만나 “상대(북한)가 대답을 잘할 수 있도록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대주교는 “(우리)정부도 그렇지만 교황청도 여러 가지 길을 통해 교황께서 북한을 방문하실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는데, ‘위기는 기회가 된다’, 위기를 슬기롭게 잘 이겨냈을 때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길이 나오게 된다”며 “문을 두드리고 작은 문이라도 내면서 넓혀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지 어렵다고 손 놓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런 면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측 인사 접촉과 관련해 유 대주교는 “직접 접촉한 적은 없다”면서 “기회가 되면 만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통해 만날 수 있는 길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며 “로마의 평신도 자선단체인 산 에지디오 공동체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 교환을 하려 하고 있고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주교는 북한에 대한 교황청의 코로나19 백신 지원과 관련해서는 “(인도적 차원에서)교황청은 어려운 이들을 돕는 차원에서 언제든지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다. (북한이) 받겠다고 하면 북한도 다른 나라와 수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고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교황 예방과 관련해 유 대주교는 “눈 마주침에서부터 깊은 신뢰가 느껴졌다”고 말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교황 예방에 대해서는 “교황께서 분명히 바이든 대통령과 한반도 문제에 관해 이야기했으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유 대주교는 10월 22일 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교황이 머무는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격리해오다 30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에서 해제됐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바티칸=맹현균 기자 maeng@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