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박종진·이정한·심건우·최재규 신부, 주일학교 학생들 위해 웹툰·동영상 제작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정한·심건우·최재규·박종진 신부. |
코로나19 사태로 큰 위기를 맞은 주일학교에 한 줄기 빛이 되는 신개념 신앙 콘텐츠가 있다. 인천교구 서품 1~2년차 사제 4명이 의기투합해 만드는 ‘말씀찐친’이다. 지난해 9월부터 SNS에 연재된 ‘말씀찐친’은 매주 복음 말씀을 주제로 구성한 9컷짜리 웹툰이다. 찐친은 ‘진짜 친한 친구’라는 뜻으로, 모든 주일학교 학생들이 말씀이신 예수님과 ‘찐친’이 될 수 있게 돕는다는 의미로 지었다.
인기 콘텐츠 녹여내 학생들 흥미 유도
말씀찐친은 주일학교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기 위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등 인기 콘텐츠를 패러디해 녹여냈다. 올해 사순 시기부터는 웹툰을 2분 안팎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해 매주 금요일 범교구 유튜브 채널 ‘신소재: 가톨릭 놀이터’에 올리고 있다.
말씀찐친 영상 한 편을 만들려면, 일주일간 웹툰 소재를 구상하고, 그림을 그리고, 영상 편집을 하고, 목소리를 입혀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사제 4명이 각자 특기에 따라 분담하고 있다. 박종진(산곡3동본당 보좌) 신부는 총괄과 웹툰 카드뉴스 제작을, 이정한(삼산동본당 보좌) 신부는 그림을 맡고 있다. 영상 편집은 심건우(연수본당 보좌) 신부, 원고 작성과 내레이션은 최재규(만수1동본당 보좌) 신부 몫이다. 10월 26일 인천 부평구 한 카페에서 이들을 만나 1년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신부들은 “많은 분이 말씀찐친을 좋아해 줘 감사하다”면서도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말씀찐친은 동갑내기 서품 동기인 박종진 신부와 이정한 신부가 본당 교리교육 콘텐츠를 만들자고 뜻을 모은 데서 비롯됐다. 교리교사 출신인 두 신부는 평소에 개신교보다 청소년용 콘텐츠가 부족한 교회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박 신부는 “코로나19 시국에 사제품을 받고 본당에 왔기에 뭘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며 “비대면으로 교리교육을 하기로 마음먹고, 과거 미술을 전공했던 이 신부에게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 신부의 권유로 입학 동기 심건우 신부와 후배 최재규 신부가 합류하면서 말씀찐친 제작팀이 완성됐다.
이들이 제작한 말씀찐친은 전국 본당 교리교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유튜브 접속 경로를 분석하니, 24~30세 청년들이 주로 네이버 밴드나 카카오톡을 통해 영상을 공유했다. 이정한 신부는 “말씀찐친 유튜브 영상 도입부에는 ‘찐하!’(말씀찐친 친구들, 하이(Hi)의 준말)라는 말이 나온다”며 “어느 본당에 가서 말씀찐친 만드는 신부라고 했더니, 초등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찐하! 찐하!’라고 해서 참 신기하고 귀여웠다”고 회상했다. 한편, 춘천교구 한 신부는 말씀찐친을 활용해 강론하고, 호주 노먼허스트 한인 본당의 한 교리교사는 말씀찐친을 영문으로 번역해 교재로 쓰고 있다.
도움의 손길 있다면 좋겠다
물론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힘든 점이 없을 순 없다. 신부들에게 “무엇이 가장 어려우냐”고 묻자 “제작인원을 늘리면 좋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림 작업을 돕거나 댓글 관리를 해주는 인력이 필요하다”며 “10명 정도면 원활하게 말씀찐친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시탐탐 훌륭한 인력을 노리고 있다. 참여를 원하면 말해달라”고 웃었다.
말씀찐친 웹툰은 인천교구 청소년사목국 블로그(http://m.blog.naver.com/inyouth1)와 인스타그램 계정(@lee_bernardus), 영상은 유튜브 채널 ‘신소재: 가톨릭 놀이터’에서 볼 수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