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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한 잡지 판매원의 외침

장현민 시몬(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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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은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국일고시원에서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3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당시 화재로 7명이 사망했고 11명이 부상당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일용직 노동자였다. 창조차 없는 ‘집답지 않은 집’에서 홀로 잠을 청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이었다. 화재 이후 이들처럼 비적정 주거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 일명 ‘홈리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홈리스들은 여전히 사회의 그늘 속에서 잊힌 채 살고 있다. 이들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죽음’이다. 바로 무연고 사망자 증가다.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 서울 지역 무연고 사망자는 551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8 더 늘어난 수치다. 지난 4년간 전국 무연고 사망자 연평균 증가율이 13.9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얼마 전 취재 현장에서 만난 노숙인 출신 잡지 판매원은 쪽방에 거주하던 시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외로움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거주 시설의 불편함은 참을 수 있어도 외로움만큼은 견딜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잡지 판매원 자리를 얻고 사람들을 앞에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춥고 힘들더라도 비로소 다시 사회 속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홈리스’의 사전적 정의는 ‘집이 없는 사람’이다. 혹은 ‘돌아갈 가정·가족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도 된다. 하지만 우리는 홈리스를 주로 전자의 의미로만 사용한다. 국일고시원 화재 후 나온 각종 대책은 역시 물리적인 주거 시설 개선에 편중됐다.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각종 대안이 제대로 된 결실을 못 본 이유는 방향 자체가 조금 어긋나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가장 필요했다는 한 잡지 판매원의 외침 속에 제대로 된 방향을 찾을 수 있는 힌트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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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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