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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과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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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해변에서
겨울바람에 나를 맡기니

목선따라 스며드는
날카로운 냉기가
나를 왜소하게 만든다

나의 존재, 나의 이름
겨울파도 앞에서는
밀려나는 모래알이다

해변가에 늘어 선
막대기에 매달린
청어들의 일렬 퍼레이드

청어의 자태는 온데 간데 없고
소금바람에 절여지고
얼었다가 녹여지고
또 다시 얼어간다

그의 존재, 그의 이름
자연 앞에서는 벌거숭이 생선이다

세상사에 매달린 인간
막대기에 매달린 생선
무엇이 다르겠는가

커다란 겨울바다
차가운 겨울바람
그 앞에서는
한낱 모래알이며 한 마리 생선이다

그러나
쓰라린 아픔은 왔다가 가는 것

그래서
따가운 겨울바람 등지며
나는 나의 이름을,
생선은 과메기의 이름을
가슴과 아가미로 불러본다

그 이름
따뜻하게 불러 주시던
어머니, 아버지를 기억하면서


이재복(벨라도·마산 고성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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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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