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택 대주교는 어떤 분이세요?” 요즘 가는 곳마다 받는 질문이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에 대한 교회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을 관할하는 교구장인 데다 수도회 출신 교구장이라 더 관심이 쏠리는 듯하다.
정순택 대주교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신학교에 편입했다. 그리고 가르멜수도회에 입회에 27년 넘게 수도생활을 하다, 2013년 12월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다. 교구 행사를 취재하면서 정순택 대주교를 종종 보았지만, 행사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인연을 쌓지는 못했다. 그래서 대주교가 어떤 분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선뜻 답변하기가 어려웠다.
대주교가 어떤 분인지 나도 궁금했다. ‘경청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것, 그 이상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대주교가 사목을 맡았던 서울대교구 기관 관계자들에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행사가 끝나고 난 뒤, 고생한 사람들에게 저녁을 사주겠다고 하셨어요. 직접 식당을 예약하시고, 맛있는 식사를 사주시고, 선물도 챙겨주셨습니다. 감동 받았어요.”
“회의가 있는 날이었어요. 대주교님이 앉으실 자리에 필기구를 준비해놨는데, 필통에서 몽당연필을 꺼내시는 거예요. 몽당연필엔 볼펜 대롱이 끼워져 있었습니다. 그런 몽당연필이 여러 자루였어요.”
“상갓집에 오셨을 때 보니, 대주교님 양말이 많이 낡았더라고요. 그걸 보고 다들 놀랐습니다.”
몇 곳에 전화를 돌리다가 말았다.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아도 대주교가 어떤 분인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검소하게 생활하면서도 직원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성직자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젠 정순택 대주교가 어떤 분이냐고 질문을 받으면 답변을 할 수 있을 듯하다. 제14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몽당연필을 들고 펼쳐나갈 사목, 새로운 서울대교구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기도로 응원한다.